러도 중동 내 친러정권 입지 축소
양국 군사밀착 한층 더 강화할 듯
日언론 “北, 러 드론 생산공장에
2만5000명 노동자 파견 검토” 보도
북한이 러시아와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 1년을 맞아 “조로(북·러)동맹관계의 불패의 위력은 더욱 힘있게 과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이스라엘과 이란 분쟁에 개입해 이란 핵시설 등을 직접 타격할 경우 북·러가 더욱 밀착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북한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은 19일 지난해 6월 19일 체결된 북·러 조약에 대해 “공정하고 다극화된 새로운 국제질서 수립과 인류의 밝은 전망을 열어나가는 강력한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년간 북한은 러시아에 1만4000명(한국 정보당국 추정)을 파병한 ‘혈맹’으로 거듭났고, 양국 관계는 의료·교육·문화 등 다방면에 걸쳐 공고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최근 쿠르스크주 재건에 북한 공병 등 6000명을 3차 파병하기로 했다.

미국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초대형 벙커버스터(GBU-57) 투하를 검토하고 있는 중동 상황은 북·러 양국의 관계 강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타격 계획을 실행에 옮기면 그 자체로 북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가 된다. 이란처럼 비핵화 협상에 제때 응하지 않으면 군사적 수단까지 불사하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초대형 벙커버스터 자체가 핵시설뿐 아니라 지휘 통제 시설, 무기들을 지하화한 북한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폭탄”이라며 “만약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타격하고 성공한다면 북한 입장에선 위기감이 엄청나게 고조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위치정보시스템(GPS) 기반으로 개발된 ‘GBU-57’은 지하 60m 안팎까지 뚫고 들어가 벙커와 터널 등을 정밀하게 공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란 위기는 러시아에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핵심 동맹 시리아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데 이어 이란마저 타격을 입는다면 러시아의 중동 내 영향력은 급속도로 힘을 잃는다. 현승수 통일연구원 부원장은 “앞으로 세계 전략을 논의하는 데 있어서 러시아에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서기가 올해 들어 3차례 방북하고, 북한이 3차 파병을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단 분석이 나온다. 일본 NHK방송은 이날 북한이 러시아의 무인기(드론) 생산 공장에 2만5000명의 노동자를 파견하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고 러시아와 서방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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