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사태 핵심 인물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고액 술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검사가 파기환송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1·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던 이 사건은 대법원 파기환송 결정에 따라 유죄로 뒤바뀌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김순열 부장판사)는 19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나의엽(50) 전 검사에게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101만9166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는 벌금 300만원을, 검찰 출신 이모(55) 변호사에게는 벌금 10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나씨는 2019년 7월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유흥업소에서 김 전 회장과 이 변호사로부터 100만원을 초과하는 향응을 받은 혐의를 받는다.

재판부는 “환송 취지에 따라 계산하면 피고인이 제공받은 향응 가액이 101만9166원으로 인정할 수 있다”며 “향응가액이 100만원을 초과하는 것을 받아들여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다”고 판단했다.
피고인들이 직원 심부름 비용 10만원과 여종업원 접객 비용 96만원을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김봉현이 유흥주점 단골고객이었는데 이런 비용까지 계산해서 청구한 것은 이례적”이라며 “여종업원이 동석자만을 위해 접객했다고 평가하기 어렵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2심에서 피고인들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술자리 참석자가 피고인 3명 외에 검사 2명과 김모 전 청와대 행정관까지 총 7명이었다는 피고인 측 주장을 받아들여 1인당 수수액을 94만원 상당으로 보고 처벌 대상이 아니라고 본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향응 액수 산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법무부는 지난달 나씨에게 품위손상을 이유로 정직 1개월과 징계 부과금 349만원을 결정했다. 나씨는 징계 결정 약 2주 뒤 사직 의사를 밝혔다. 재판부는 “검사로서 공정한 직무수행을 유지해야 함에도 이 사건 범행에 이르러 사법절차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훼손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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