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도 대규모 환자 발생…백신 접종 당부
최근 태국 등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올 여름철 코로나19 유행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9일 세계보건기구(WHO)와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서태평양, 동남아시아, 동지중해 지역에서 5주 사이 코로나19가 최대 9%포인트(p) 증가했다. 중국과 태국, 대만 등 우리나라와 인접한 아시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증가 추세가 보고되고 있다.
국내에서 표본 감시 중인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최근 4주간 큰 변동 없이 매주 100명 내외로 발생 중이지만, 예년 여름 대규모 환자가 발생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 여름 국내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7월 넷째 주 456명에서 8월 첫째 주 864명으로 대폭 늘었고, 8월 둘째 주 1362명, 셋째 주엔 1441명으로 정점을 찍은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지난 10일 질병청과 보건복지부, 교육부,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관련 전문가 등이 참여한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5차 회의’에서 “질병청 자체 분석에 의하면 코로나19가 단기간에 큰 폭으로 증가할 가능성은 작다”면서도 “인근 국가의 유행, 바이러스 변이 등을 고려하면 이달 하순 이후 국내 발생이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화권과 동남아 등에서 유행하는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NB.1.8.1이 국내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올해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검출된 후 그 점유율이 3월 3.5%, 4월 9.9%, 5월 31.4%로 대폭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올 여름철 국내에서도 코로나19 유행 가능성이 있다며 백신 접종을 독려했다. 질병청은 65세 이상 노인, 생후 6개월 이상 면역저하자 및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를 대상으로 이달 말까지 2024~2025절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다만 이들의 접종률은 47.5%로 여전히 10명 중 5명은 접종하지 않은 상황이다. 지 청장은 “예방 접종을 통해 중증 및 사망을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아직까지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65세 이상 어르신과 감염취약시설 입소자 등 코로나19 고위험군은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서둘러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복지부와 식약처는 제약사의 재고 현황을 모니터링하면서 코로나19 유행 확대 시 치료제 조기 수입, 물량 확대를 위한 협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태국에서는 지난 한 주 동안만 코로나19로 40명이 사망했다. 지난 16일(현지시각) 방콕포스트와 네이션 등에 따르면 태국 질병통제국(DDC)은 지난 8~14일 한 주 동안 코로나19 신규 감염자가 전국에서 7만6161명 보고됐으며, 4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태국 코로나19 환자는 24주 연속 증가했으며, 최근 더 가파른 증가세가 나타나고 있다. 신규 환자 중 7만2166명은 입원했고, 3995명은 외래 치료를 받았다. 지역별로는 이 기간 수도 방콕에서 1만7945명이 감염돼 가장 많았다. 올해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는 이달 초까지 114명이었으나, 한 주 만에 154명으로 뛰었다. 올해 신규 확진자는 총 47만6584명으로 늘었다.
티라 워라따나랏 쭐랄롱꼰대 교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지난 4주간 코로나19로 태국에서 116명이 숨졌다”며 “이는 계절성 독감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29배 많은 수치”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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