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댐서 최소 200마리 확인
“일조량·유충 먹이 식물 풍부”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붉은점모시나비(사진)의 국내 최대 집단 서식처가 강원 삼척에서 확인됐다.
붉은점모시나비는 날개에 원형의 붉은색 무늬가 있어 영어권에선 태양의 신을 가리키는 ‘아폴로 버터플라이(Apollo butterfly)’라 불린다. ‘가장 아름다운 나비’란 평가도 따라붙는다.
환경부 국립생태원은 강원 삼척 광동댐 사면 약 2만5000㎡ 면적에서 최소 200마리 이상 붉은점모시나비가 집단 서식하는 걸 확인했다고 18일 밝혔다. 국립생태원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2023년 5월 주민 제보를 계기로 이 지역을 3년에 걸쳐 정기적으로 관찰한 끝에 서식 규모를 확인했다.
날개에 선명한 붉은 점이 특징인 붉은점모시나비는 과거 전국적으로 분포했지만 현재는 강원 삼척, 경북 의성, 충북 영동 등 일부 지역에서만 발견될 정도로 서식처 수가 크게 감소했다. 기후변화에 민감한 한지성 곤충(고산 지역이나 추운 환경에서 서식하는 곤충)인 데다 도로 건설로 인한 서식처 파편화와 불법 포획으로 개체수가 줄면서 멸종위기에 처했다.
이번에 국내 최대 집단 서식처로 확인된 광동댐 상류 사면은 일조량이 풍부하고 암반이 많아 붉은점모시나비 유충의 먹이 식물인 기린초가 자라기 적합한 환경을 갖췄다. 또 출입이 제한돼 불법 포획 등 위협 요인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한 서식 환경이 조성됐다는 설명이다.
멸종위기종복원센터는 삼척 광동댐을 포함해 전국의 붉은점모시나비 서식처를 정기적으로 관찰해 종 복원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창석 국립생태원장은 “이번에 확인된 붉은점모시나비 서식처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의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밝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