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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현대사 아픔 노래한 시인’ 민영 별세

입력 : 2025-06-17 20:52:20 수정 : 2025-06-17 22:5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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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년 91세… 1959년 등단
시집 ‘엉겅퀴꽃’ 등 남겨

‘엉겅퀴꽃’, ‘철원 평야’ 등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노래한 민영(본명 민병하) 시인이 17일 별세했다. 향년 91세.

 

1934년 강원 철원에서 태어난 고인은 가족과 함께 만주로 이주해 유년 시절을 보냈고,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왔다. 1959년 ‘현대문학’ 추천을 통해 등단한 고인은 ‘단장’, ‘용인 지나는 길에’, ‘냉이를 캐며’, ‘엉겅퀴꽃’ 등의 시집을 펴냈다.

고인은 일제강점기와 분단, 전쟁 등 직접 경험한 현대사의 비극과 시대의 아픔을 보듬는 화해의 정서를 시에 담았다. 아울러 전통 민요의 생명력을 현대시에 불어넣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엉겅퀴꽃’은 전쟁으로 남편을 잃은 여성들의 한을 엉겅퀴꽃에 빗대 표현한 작품이다. 시 ‘철원 평야’는 한국전쟁이 훑고 지나간 빈 들판을 내려다보며 느낀 감상을 담아냈다.

 

고인은 1991년 시집 ‘바람부는 날’로 만해문학상을 받았다. 당시 만해문학상 심사위원회는 “단아한 형식 속에 긴장의 자세를 잃지 않는 시인의 지속적인 자기성찰이 개인사와 민족사를 함께 아우르는 시적 성취를 이뤘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고인은 한국작가회의 전신인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 부회장 등을 맡았다. 빈소는 삼육서울병원 추모관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문인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


이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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