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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보다 훨씬 큰 것 있다”는 트럼프… 美 개입 수위 저울질 [G7 정상회의]

입력 : 2025-06-17 18:30:00 수정 : 2025-06-17 22: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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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귀국 결정 왜?

이란과 핵협상 자신감 내비쳐와
공동대응 아닌 독자해결 의지 분석
G7 현장서도 중동 문제 거리 둬
英·日 등 관세협상 양자협의 집중

‘이·이란 긴장 완화 촉구’ 공동성명
NYT “트럼프, 서명 않기로” 보도
최종 발표된 성명엔 美도 포함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동 정세 대응을 이유로 캐나다에서 열리고 있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일정을 하루 단축해 16일(현지시간) 조기 귀국하면서 미국을 통해 이스라엘-이란 충돌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찾으려는 서방 진영의 의도는 일단 무산됐다.

 

G7 정상회의는 자유주의 질서를 주도하는 서방 7개국 정상 간 협의체다. 사실상 국제 분쟁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국제질서 유지에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지난 1월 백악관에 복귀해 처음 참석하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도 중요한 다자 정상외교 모멘텀이 될 수 있지만, 중도 철수한 것은 그만큼 이스라엘-이란 문제에 대한 유럽 중심의 공동대응에서 한 발 빠져 있겠다는 트럼프식 반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귀국 비행기 탑승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AP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무력 충돌이 닷새째에 접어든 가운데 전황은 점점 더 격화하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이란의 정권교체를 거론하며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 지도자까지 겨냥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을 지시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긴박한 중동 사태에 대한 정세를 평가하고 미국의 개입 수위를 판단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 여부도 논의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기귀국 발표 뒤 트루스소셜에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내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 논의를 위해 G7 정상회의를 떠나 워싱턴으로 돌아간다는 잘못된 언급을 했다”면서 “(이스라엘-이란 휴전보다) 훨씬 큰 것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미국이 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군이 지난 2년간 우라늄 농축이 가능한 이란의 포르도 지하 핵시설에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투하 작전을 수립해 왔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한다면, 이란도 국가의 명운을 건 대대적인 반격이 불가피해 한층 해결이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번 조기귀국이 정상회의 현장에서 공동대응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다자간 논의에서 빠져나오기 위한 결정일 뿐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말해왔듯, 합의(미국과 이란 간 핵합의)에 서명이 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이란과 핵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거듭 피력해왔다.

 

이란 문제 독자 해결에 대한 자신감 속 트럼프 대통령은 G7 정상회의 현장에서 무역 및 관세 관련 협상만 이어가며 유럽 중심으로 한창 이어지고 있는 중동 평화 관련 논의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을 보였다. NYT가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당국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이란에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G7 공동성명에 서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날 발표된 공동성명에 미국의 이름이 포함됐으나, 최강대국이자 중동 문제에 결정적 영향력을 갖고 있는 미국 대통령의 조기귀국 결정 이후 나온 성명이어서 그 무게감은 줄어들 수밖에 없게 됐다.

한자리에 모인 G7 16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열린 캐나다 앨버타주 캐내내스키스의 한 골프장에서 G7 회원국 정상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캐내내스키스=AFP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G7 철수는 관세 문제에 대한 유럽 등 국가의 공동대응에서 벗어나기 위한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관세 문제로 갈등을 빚어온 의장국 캐나다를 비롯해 G7 정상들은 다음 달부터 전 세계 국가들을 상대로 훨씬 더 높은 관세를 부과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을 철회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최국 캐나다를 제외한 영국, 일본 등 협상에 호의적인 국가들과만 양자협의에 나선 뒤 조기귀국을 결정했다.

 

한편 이란 외부에서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16일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이란 국적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반정부 인권운동가 나르게스 모하마디, 시린 에바디와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자파르 파나히가 보낸 기고문을 공개했다. 이들은 “이 나라와 국민을 지키는 유일한 길은 정권 퇴진 후 민주주의로 전환하는 것”이라며 이란의 우라늄 농축과 군사공격 등의 중단을 요구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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