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낙태권 폐기 판결 후 심화
‘트럼프 정책’ 최종 판결 결과 주목
미국인 5명 중 1명만 자국 최고 법원인 연방대법원을 신뢰하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 기관 입소스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 연방대법원이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20%에 불과했다. 58%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았고, 나머지는 모르겠다고 하거나 답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10∼12일 미국 성인 1136명을 대상으로 조사됐다.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연방대법원의 불신이 폭넓게 확인됐다. 특히,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 10%만이 연방대법원이 중립적이라는 데 동의했고, 74%가 반대했다. 법원에 대한 인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44%만 연방대법원에 호의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호의적인 의견 비율은 2022년 6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이후 급격히 줄어들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1973년 여성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판례로, 연방대법원은 2022년 이를 폐기하며 미 헌법이 낙태에 대한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전체 9명 대법관 중 보수 성향이 6명으로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연방대법원의 구성이 이 같은 보수적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밀어붙이고 있는 이민, 교육 등 다수 정책이 법원에 의해 제동이 걸린 상황에서 나와서 더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부분 판결에 대해 상고해 정책 시행의 최종 결정권을 연방대법원이 쥐고 있는데, 현재 연방대법원의 보수 우위 구성이 트럼프 대통령 1기 집권기에 완성된 터라 판결이 보수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법원에 대한 불신까지 높아 향후 어떤 최종 판결이 나오더라도 논란이 확산할 가능성이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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