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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불확실성 관리 첫단추… ‘거래 가치 있는 동맹’ 강조해야 [李대통령 G7 참석]

입력 : 2025-06-16 19:04:40 수정 : 2025-06-16 21: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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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무대 데뷔… 전문가 제언

한·미 국익 상응하는 기여·역할 제시
‘동맹국 안보 무임승차론’에 균열 내야
저돌적 트럼프 예상 밖 요구할 가능성
적극적 대화 의지만 인식시켜도 성과

한·미동맹이 韓 외교 초석임을 각인
한·일 관계 연속성 메시지도 중요해

이재명 대통령이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대면을 앞둔 가운데, 외교 전문가들은 이 대통령이 관세나 방위비 문제에 먼저 구체적인 제안을 하기보다 충분한 역할을 하는 동맹이자 거래 상대라는 좋은 첫인상을 남기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향후 미국과 ‘거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여줄 필요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재명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AP연합뉴스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이번 한·미 정상 간 첫 만남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줄곧 우려된 ‘미국발 불확실성’을 관리할 출발점이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 G7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기(2018년) 때처럼 G6 국가들에 방위비 분담이나 무역 문제를 내세워 몰아붙인다면 이 대통령도 우호적이지 않은 분위기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성급하거나 무리한 결정을 하기보다는 회담에 유연하게 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이 미국에 무임승차할 생각이 없고 우리 편익에 상응하는 역할이나 기여를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하는 등 탄력적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혜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지더라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게 우선”이라면서도 “미국에 의해 이리저리 움직일 수 있겠다는 이미지가 (형성)되면 앞으로 외교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에 눈치를 보기보다는 우리가 원하는 바를 정확히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정치외교학)도 “지금 관세 문제에 대해 미국도 입장이 불분명하기 때문에, 덜컥 약속해 줄 이유가 전혀 없다”며 “전쟁이 발발해서 정세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데 한쪽 편을 들어주거나 배제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신화 고려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관세 문제가 언급될 경우 ‘우리 정부가 지금 출범했으니 검토해 보겠다’면서 신중하게 나가야 한다”며 “양자회담에서 먼저 패를 보여줘 약점을 잡힐 수 있으니 상대 얘기를 일단 듣고 대답을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캐나다 도착한 트럼프·이시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15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국제공항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사진)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오른쪽 사진·가운데)가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G7 정상회의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무역 갈등, 이스라엘·이란 충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 불안정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열린다. 캘거리=AFP연합뉴스

개인적인 취향을 근거로 각국 정상에 대한 호불호를 단기간에 판단해 버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상 우호적인 첫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북한학)는 “관세, 방위비 얘기를 나서서 할 이유는 전혀 없고 ‘앞으로 잘해보자’는 원칙 차원에서 덕담하는 수준으로 하는 게 유리하다”며 “다만, 돌발 행동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뭔가 요구해 올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미국, 일본과의 관계 설정에서 이재명정부의 분명한 입장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차 부원장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 서방에서 우려하는 것은 기존과 다른 정책 방향이 나올지 여부”라며 “한·미동맹의 이완이나 우크라이나 지원에 한국이 물러서는 등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우려하는 안미경중 등 중국과 관계 설정에 대해 한·미동맹이 우선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김재천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미국 조야,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이재명정부에 대해 (중국 경도 등) 의심의 눈초리를 가지고 있는데 그들을 안심시킬 수 있냐가 핵심”이라며 “한국 외교안보 정책의 주춧돌은 한·미동맹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도착한 이시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가 개막한 15일(현지시간) 캐나다 앨버타주 캘거리 국제공항에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운데)가 도착해 전용기에서 내리고 있다. 17일까지 열리는 이번 G7 정상회의는 트럼프발 관세 전쟁으로 인한 무역 갈등, 이스라엘·이란 충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인해 국제사회 불안정성이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열린다. 캘거리=AFP연합뉴스

이런 맥락에서 이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의 첫 대면에서 나올 메시지가 주목된다. 무엇보다 한·일 관계 연속성을 가져간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원곤 교수는 “일본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불안감이 있기 때문에 어떤 수준에서 이를 안정시키느냐,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어떤 메시지를 다루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만남 때 이 대통령이 한·일 관계를 유지하고 간다는 메시지를 잘 전달할 필요가 있다”며 “이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일 관련 입장을 아직 공식화한 적이 없는데, 이번 기회에 이시바 총리와 3각 협력 중요성을 공감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끌어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정지혜·최우석 기자, 편집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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