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러가 전체의 90%가량 차지
北, 최대 40개 추가 생산 가능
核무장국 대부분 현대화 주력
“우발적 핵전쟁 위험 더 높아져”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세계 핵보유국들이 핵전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북한도 보유 핵탄두 수를 90개까지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16일(현지시간) 발간한 2025년도 연감에서 올해 1월 기준 전 세계 핵탄두 재고를 1만2241개로 추산했다. 이 중 퇴역한 무기 등을 제외하고 실제 사용할 수 있는 핵탄두는 총 9614개인데, 미사일이나 폭격기 등에 실린 채 실전 배치된 핵탄두가 3912개, 보관고에 저장된 핵탄두가 5702개로 추산됐다.
국가별로는 미국과 러시아가 보유한 핵탄두 수가 각각 5177개, 5459개로 전체의 90%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중국(600개), 프랑스(290개), 영국(225개), 인도(180개), 파키스탄(170개), 이스라엘(90개) 등 순이었다. SIPRI는 북한도 50개의 핵탄두를 지닌 것으로 추산했다.
SIPRI는 “9개 핵무장국 거의 모두가 2024년에도 기존 무기를 업그레이드하고 새로운 버전을 추가하는 등 집중적으로 핵현대화 프로그램을 이어갔다”며 “이처럼 감축 속도가 느려지고 새 핵무기 배치가 가속하면서 (냉전 종식 후 이어져 온 세계 핵탄두수 감소) 추세가 향후 몇 년 안에 역전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북한에 대해서는 “국가안보전략의 중심요소로서 군사적 핵 프로그램을 계속 우선시하고 있다”며 “현재 약 50개의 핵탄두를 조립했고, 최대 40개를 더 생산할 정도의 핵분열 물질을 보유한 채 핵분열 물질 생산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했다. SIPRI는 “이는 한국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핵무기를 보유할 가능성과 관련한 논란에 불을 지펴 핵확산 우려를 증폭시키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댄 스미스 SIPRI 소장은 “과거의 핵경쟁보다 훨씬 더 위험하고 불확실성이 큰 새로운 핵경쟁이 가속화하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을 비롯해 위기 상황에서 의사결정 속도를 높일 수 있는 여러 기술이 등장하면서 오해나 의사소통상 문제로 인한 우발적 핵전쟁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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