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갈등 때 더 심해… 주시할 필요”
전 세계 주요국 통화 중에서 원화가 중국 위안화와 가장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런 현상은 미국과 중국의 통상 갈등 때 더 심해져 올해도 관계당국이 위안화 움직임을 유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한국은행 연구진은 조언했다.
16일 한은 국제국 연구진이 발표한 이슈노트 ‘최근 원화와 위안화의 동조화 배경 및 특징’에 따르면 원화는 기축통화국(미국·영국·유럽연합·일본)을 제외한 주요 33개국 중 위안화와 동조화 정도가 가장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위안화 환율제도 개혁이 있었던 2015년 8월부터 지난 4월까지 33개국의 위안화 동조화 계수를 추정한 결과 원화가 0.31로 가장 높았다. 동조화 계수의 최대치는 1로, 숫자가 클수록 동조화 정도가 강하다는 의미다. 원화에 대해 위안보다 높은 영향력을 가진 통화는 달러뿐으로, 동조화 계수는 0.73으로 추정됐다.
아시아 내에서 비교해 봐도 말레이시아·대만·태국 등이 0.2 안팎, 필리핀·싱가포르가 0.1 안팎을 나타낸 것보다 훨씬 높다.
원·위안화 동조화는 2018∼2019년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1기 때 미·중 무역갈등이 불거지면서 심화됐다. 강달러에 중국이 위안화 절하에 나섰고, 관세 충격으로 중국 수요가 둔화하며 한국 수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에 따라 한·중 무역비중이 줄었고, 원·위안화 동조화 계수 평균은 2020년 8월 전후로 0.36에서 0.21로 낮아졌다.
그러나 2024년 말부터 원·위안화 동조화 계수가 상승하면서 장기평균(0.21)에 가까워지고 있다. 연구진은 “트럼프 2기 보호무역조치와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원·위안화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며 동조화 경향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원·위안화 동조는 한국의 높은 대중국 무역의존도, 아시아 통화를 묶어서 거래하는 글로벌 투자시장의 관행, 미 달러화에 대한 민감도가 양국 통화에 공통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봤다. 아울러 원화 절하 국면에선 동조화가 강화되지만 절상 국면에서는 동조화가 약화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구진은 “최근 시기는 원·위안화 동조화 국면으로 식별됐다”면서 “향후 위안화 추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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