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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생일날 워싱턴서 열병식… 50개주선 ‘노 킹’ 시위

입력 : 2025-06-15 19:17:39 수정 : 2025-06-15 21:3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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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전역 ‘反트럼프 집회’ 가열

美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퍼레이드
군인 6700명·장갑차·전투기 등 동원
일부 지지자들 대통령 생일 축가 불러

“왕은 없다” 2000곳서 반정부 도심 행진
LA사태 겹쳐 5년 만에 최대 규모 관측

민주 미네소타 주의원 부부 총격 사망
“트럼프는 잔인한 사람입니다. 그가 이민자들에게 한 가혹한 일들을 보세요. 미국은 이런 나라가 아니에요.”

 

14일(현지시간) 미국 콜로라도주 주도 덴버 시내에서 성조기를 거꾸로 들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반발하는 ‘노킹스(No Kings)’ 집회에 참여하던 백인 여성 리사(58)씨는 시위를 하러 나오게 된 이유를 묻자 “제정신이 아닌 일들에 뭔가를 경고하기 위해 나왔다”며 고개를 가로저으며 이같이 말했다. 시위에서 성조기를 거꾸로 드는 것은 미국이 비상 상황임을 의미한다.

 

너무나 다른 두 풍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군인들에게 경례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연합뉴스

수도 워싱턴에선 미 육군 창설 250주년 기념일 군사 퍼레이드가 펼쳐진 이날 미 전역에서는 ‘왕은 없다’는 뜻의 ‘노 킹스’ 집회가 벌어졌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 진보 단체들이 기획한 노킹스 집회는 페이스북, 엑스(X),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탔고, 로스앤젤레스(LA)에서 불법이민자 단속 반발 시위까지 겹치면서 집회 개최지들이 추가됐다. 1만명에 가까운 시위대가 모인 덴버를 비롯해 미국 전체 50개 주와 해외 등 약 2000곳에서 트럼프 행정부에 반대하는 저항 시위가 개최됐으며, 구체적 숫자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체 참석 인원은 2020년 흑인 트레이본 마틴이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에 의해 사망한 뒤 전국적으로 발생했던 ‘흑인 목숨은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 이후 최대 규모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날 반정부 시위의 시작점이었던 LA, 이민자들이 많은 시애틀과 덴버와 함께 필라델피아, 뉴욕, 시카고 등 대도시들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다양한 도시에서 도심 행진이 이뤄졌다. 낮 동안엔 대개 평화롭게 진행됐지만 일부 지역에서 저녁 시간 시위가 격화돼 경찰이 최루탄 등을 사용해 진압하는 일도 있었다.

 

미네소타주에서는 이날 새벽 주의회 민주당 소속 의원과 그 배우자가 정치적 동기를 가진 괴한의 총격으로 사망하면서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부통령 후보였던 팀 월즈 주지사가 안전상의 이유로 주 전역에서 집회를 취소시키기도 했다. 워싱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퍼레이드를 방해하는 시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고 경고하면서 공식 집회 개최지에서 빠졌지만 퍼레이드가 진행되기 전 수백명이 백악관 인근에서 자발적으로 모여 반정부 구호를 외쳤다.

너무나 다른 두 풍경 14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노 킹스’ 시위 중 참가자들이 ‘노 킹(NO KING)’이라는 인간 배너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전국적인 시위에도 워싱턴에선 예고된 대로 성대한 열병식이 워싱턴 중심부 링컨기념관에서 워싱턴 모뉴먼트까지 콘스티투션 애비뉴를 따라 진행됐다. 군인 약 6700명, 차량 150대, 항공기 50대 등이 동원됐다. 록 음악을 배경으로 에이브럼스 탱크, 스트라이커 장갑차 등 최신 전투차량이 등장했으며 블랙호크(UH-60)와 아파치(AH-64), 치누크(CH-47) 등 전투기들도 비행했다. 밤이 되자 7월 4일 독립기념일처럼 워싱턴 상공을 불꽃놀이가 수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임을 말해주는 빨간색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 군단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이후 다시 워싱턴 한복판에 등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와 함께 백악관 인근에 특별히 설치된 대형 관람석에서 열병식을 참관했다. J D 밴스 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 등 내각 인사들도 함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육군은 우리를 자유롭게 하고, 우리를 강하게 한다”며 “오늘 밤 여러분은 모든 미국인을 자랑스럽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일부 시민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대선 선거유세에 자주 등장한 컨트리 가수 리 그린우드가 ‘신이여 미국을 축복하소서’를 부르면서 “대통령님,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외쳤다.


워싱턴·덴버=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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