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위로 ‘쑥’… 18일 광주전 승부처

지난달 15일 K리그1 제주 SK는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팬들을 만났다. 간담회 분위기는 무거웠다.
구창용 대표이사와 김학범(65·사진) 감독 등 구단 관계자들은 연신 고개를 숙였다. 올 시즌 13경기를 치렀던 당시 제주는 3승2무8패로 11위에 그쳤기 때문이다.
성난 팬들의 질타에 김 감독은 “(감독직을) 그만두는 건 가장 쉬운 방법”이라며 “지금은 미덥지 않겠지만 기필코 팀을 살려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끝 모를 부진에 시달렸던 제주가 ‘참회의 간담회’ 이후 매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주는 지난 14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FC와 18라운드 홈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제주는 전반 40분 대구 김주공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뒤진 채 끌려갔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제주는 후반 21분 유리 조나탄이 동점골을 터트렸고, 후반 35분엔 데닐손이 K리그 데뷔골을 넣으며 승점 3을 챙겼다.
김 감독은 “전반 좋지 않은 흐름을 유지했고, 상대에 반응하는 것도 늦었지만 후반을 앞두고 이런 부분을 깨 달라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며 “특히 스피드가 탁월한 데닐손이 오늘 득점을 통해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가 올 시즌 역전승을 거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3연승을 포함해 간담회 이후 치른 5경기에서 무패행진(3승2무)을 하고 있다.
6승2무8패(승점 22)로 순위를 9위까지 끌어올린 제주는 18일 홈에서 8위 광주FC를 만난다. 제주는 광주, 7위 안양과 승점 2에 뒤져 있기 때문에 이 경기 결과에 따라 중위권 싸움에 뛰어들게 된다. 김 감독은 “이제 중위권까지 따라붙는 데 성공했다”며 “이제 위에 있는 팀들과 섞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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