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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사자들의 나라’ 작전으로 이란 선제 공습… 혼란 휩싸인 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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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3 10:59:03 수정 : 2025-06-13 10:5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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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선제 공습을 감행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사자들의 나라(Nation of Lions)’로 명명된 작전을 통해 전투기 수십 대가 띄워졌고, 테헤란 북동쪽에서는 대형 폭발음이 울려 퍼졌다. 이스라엘은 이미 수십 곳의 목표물을 1차 타격했다고 발표했으며, 작전은 수일간 계속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13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폭발과 연기가 발생한 모습. AP연합뉴스

이날 주요 외신과 이스라엘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과 군사시설에 대한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에 따라 이란 전역의 방공망과 전략시설이 주요 타격 대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은 공습 직후 수도 테헤란의 공항 운영을 중단했고, 최고안보회의를 소집해 대응 수위를 조율 중이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악시오스는 이스라엘의 선제공격 직후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이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IDF)은 공습 이후 모든 교육 활동과 집회를 금지했고, 영공도 폐쇄한 상태다.

 

이번 공습은 당초 예고보다 이틀 가량 앞당겨졌다는 점에서 더 충격을 안겼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이스라엘 고위 소식통을 인용해 15일 이란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이 오만 무스카트에서 여섯 번째 핵 협상을 진행하기로 한 날짜와 맞물려 있었다. 이스라엘은 핵농축 중단과 관련한 유의미한 진전이 없을 경우 군사옵션을 고려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협상 이전에 무력 대응으로 선회한 것이다.

 

미국은 이 공습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이번 조처는 이스라엘이 자위적 필요에 따라 단독으로 감행한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 공격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중동 내 미군 보호”라고 강조하면서도, “이란이 미국 인력이나 이익을 공격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공습 이후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했으며, 백악관은 “현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13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공습 작전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하지만 이란은 이미 여러 차례 이스라엘의 공격이 있을 경우 역내 미국 시설에도 보복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스라엘의 단독행동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이번 사태에 휘말릴 가능성이 배제되지 않는 이유다. 미국은 지난 11일 일부 대사관 직원과 미군 가족을 철수시킨 상태다. 이란이 공습에 대한 대응으로 미군 기지를 타격할 경우 중동 전역이 또 한 번 전면 충돌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13일 오전 9시28분(한국시간) 기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전날보다 6.08% 오른 배럴당 72.18달러에 거래됐다. 브렌트유 8월물도 5.57% 올라 배럴당 73.22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온스당 3413달러로 0.8% 상승했고 아시아 증시는 일본, 대만, 한국 등 주요국에서 일제히 하락세다. 미국 증시 선물도 1% 이상 빠지며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에 파괴된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거리 모습. AFP연합뉴스

가상자산 시장도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12일 오후(미국 동부시간 기준) 기준으로 4.14% 하락해 10만4082달러에 거래됐으며, 장중 한때 10만3200달러대까지 밀렸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도 8.96% 급락해 2531달러를 기록했고, 리플(-6.60%), 솔라나(-10.35%), 도지코인(-10.97%) 등 주요 가상화폐가 줄줄이 낙폭을 키웠다. 지정학적 불안정성이 심화되면서 변동성이 큰 자산군부터 빠르게 반응한 것이다.

 

이번 공습은 단순한 일회성 충돌이 아니라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국제적 힘겨루기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 외교적 해법이 실종된 채 무력 충돌로 치닫는 지금의 양상은 중동의 국지적 분쟁이 곧바로 세계 금융시장과 안보 지형에 연결되는 복합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란의 반격 수위, 미국의 대응 전략, 핵협상 지속 여부 등 다음 장면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중동은 세계에 다시 한 번 긴장의 시곗바늘을 돌리고 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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