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에서 80대 운전자가 몰던 승용차가 한 유명 냉면집으로 돌진해 결혼을 앞둔 30대 여성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총 4명이 다쳤는데 운전자는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에 따르면 12일 오후 1시10분쯤 강남구 논현동 서울세관사거리 인근에서 80대 여성 A씨가 운전하던 그랜저 차량이 인도를 넘어 한 식당으로 돌진했다. 그 과정에서 행인 1명이 중상, 3명이 경상을 입고 병원에 이송됐다.

중상을 입은 30대 여성은 곧 결혼을 앞둔 예비신부 정모(35)씨로 파악됐다. 정씨는 고관절이 부러지고 뇌에 출혈이 생기는 중상을 입었다. 정씨는 10월18일 결혼을 앞두고 결혼식 준비를 위해 청담동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비 신랑 이모(39)씨는 세계일보에 “오전에 드레스를 입어보며 행복해했는데 순식간에 비극이 일어났다”며 “예비 신부는 수술방에 들어갔고 1∼2년은 휠체어를 타면서 재활해야 한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정씨는 이날 점심을 먹은 후 이씨의 턱시도를 맞추기 위해 식당을 나서던 차에 변을 당했다. 이씨는 “외부에 있는 화장실에 가려고 나선 순간 차량이 덮쳤다”며 “사고 후 휴대전화를 열어보니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 웨딩드레스 사진과 함께 ‘나 이제 결혼해’라고 적고 있었더라”면서 눈물을 흘렸다.
사고를 낸 운전자 A씨는 부상을 입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은 식당으로 돌진해 다른 차량을 들이받고 멈춰섰다. 강남에서 유명한 냉면집인 식당에는 손님 20~30명 모여 있었지만 주차돼 있던 다른 차량과 부딪치며 속도가 줄어 내부까지는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사고 당시 음주나 마약을 한 것은 아니었고 급발진을 주장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운전자가 급발진을 주장한다고 한다”고 답답해 했다. 이어 “주변 시민이 유리창을 깨고 구조하는 과정에서 급박하게 ‘발 떼, 발 떼’라고 하는 것을 들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증언 등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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