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경기부양 시급하다” 첫 언급...추경도 신속 집행해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2일 현 경제상황에 대해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그만큼 경기부양 정책이 시급해졌다”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열린 창립 제75주년 기념식에서 “올해 예상되는 성장률은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19 위기를 제외하고는 지난 30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고, 불과 3개월 만에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0.7%포인트나 낮춘 것 역시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을 1.5%에서 0.8%로 하향 조정하고, 내년 성장률도 1.8%에서 1.6%로 낮춘 바 있다.
이 총재는 “한은은 지난해 10월 이후 네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등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앞으로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급하다고 경기부양 정책에만 과도하게 의존할 경우 사후적으로 더 큰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기준금리를 과도하게 낮추면 실물경기 회복보다 수도권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경고했다. 지난 3월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이 연율 기준 약 7% 상승하고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원 늘어나는 등 증가세도 확대되고 있다. 이 총재는 “손쉽게 경기를 부양하려고 부동산 과잉 투자를 용인해 온 과거의 관행을 떨쳐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새 정부를 향해서는 “충분한 조율과 사회적 공감을 이끌어내지 못하면 좋은 정책이라도 이해집단의 저항에 부딪혀 좌초될 수밖에 없다”면서 “구조개혁 과제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고, 리더십을 발휘해 사회적 갈등을 조정해달라”고 당부했다.

◆속도감 내는 STO 제도화, 증권사들은 시스템 준비에 분주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STO의 법제화가 기타 디지털자산에 비해 빨리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STO는 실물자산이나 금융자산을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토큰으로 발행하고, 이를 자본시장법상 증권으로 인정받아 거래할 수 있게 한 금융상품이다. 다른 가상자산들과 달리 실물자산 기반의 ‘안전한 디지털 혁신’이라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
STO를 활용하면 빌딩이나 고가의 미술품도 1만원 단위로 나눠 투자자들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임대 수익이나 매각 차익을 비례적으로 분배받을 수 있다. 디지털 기술로 소유권은 투명하게 기록되고 수익 분배는 자동화된다. 실물자산은 물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상품이나 콘텐츠 지식재산권(IP)에도 적용할 수 있어 자본시장 전반을 재편할 핵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특징 때문에 STO와 관련해선 국회와 금융당국 사이에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토큰증권 중심의 디지털 금융 활성화는 우리 경제의 글로벌 영향력을 확장할 기회”라고 강조했고,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위원회 위원장은 “STO 법안은 여야 모두 이견이 없는 드문 영역”이라고 밝힌 바 있다.
금융위원회도 STO 제도화에 전례 없는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4월부터 5차례에 걸쳐 공식 행사에서 STO를 언급하며 정책적 의지를 나타낸 금융위는 전담기구 신설과 입법예고 등에 나선 상태다. 지난달 8일에는 STO 법제화의 전단계라 할 수 있는 비상장주식 및 조각투자 유통플랫폼과 국내 주식 소수점거래 서비스를 반영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한 가상자산 전문가는 “스테이블코인은 금융위와 한국은행 간 규제 주도권 갈등, 가상자산 ETF(상장지수펀드)는 높은 변동성과 제도 기반 부족으로 도입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견이 없는 STO가 가장 빠르게 법제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정위, 대한항공-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안 퇴짜…“보완 요청”
공정거래위원회는 12일 “대한항공 측에서 공정위에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제출했다”면서 “공정위가 심사를 개시하기에는 다소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판단하고 대한항공 측에 즉시 수정, 보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구체적으로 마일리지 사용처가 기존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하던 것과 비교해 부족하고, 마일리지 통합비율과 관련한 구체적인 설명 등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이날 제출한 마일리지 통합안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기존 아시아나항공 소비자에게 다소 불리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탑승 마일리지는 1대1로, 제휴 카드사와 호텔·렌터카 등을 이용해 적립한 제휴 마일리지는 차등 비율로 통합하는 안을 내놓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는 2022년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 그러면서 각사의 마일리지 제도를 결합 이전과 비교해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행태적 조치를 부과했다. 마일리지 통합안과 관련해서는 기업결합일로부터 6개월 이내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해외 경쟁당국의 심사 완료 등을 반영해 양사의 기업결합 심사가 지난해 12월 최종 마무리됨에 따라 대한항공은 이날 마일리지 통합안을 제출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