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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협회가 달라져야 비판을 멈추죠 [정필재의 필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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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6-11 17:56:54 수정 : 2025-06-11 17: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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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비판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한국축구대표팀 이강인 발언이 후폭풍을 일으켰다. 홍명보 한국축구대표팀 감독과 그를 선임한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비판을 자제해 달라는 의미였다. 10일 대표팀이 쿠웨이트에 4-0 완승을 거두고 무패 조 1위를 확정한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은 65%도 채워지지 않았다.

 

홍명보 감독. 뉴스1

11회 연속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대표팀이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르는 데다가 경기 후 세리머니 등 이벤트까지 준비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싸늘한 팬심이 느껴진다. 이강인 역시 “국가대표가 되고 나서 치른 경기 중 빈자리가 가장 많았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경기장을 찾는 발길이 뜸해지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고 팬들이 축구를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다. 이 경기에서도 팬들은 목청 껏 선수들 이름을 연호했고, 붉은 악마는 카드섹션을 준비하며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단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나올 때마다 야유가 쏟아졌다. 이강인은 이런 반응에 감독이 흔들릴 수 있으니 멈춰달라는 취지로 호소했다. 조금 더 용기를 내서 ‘축구협회도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면 어땠을까.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 축구대표팀 이강인이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쿠웨이트와 경기를 마치고 경기장을 돌며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팬들이 비판을 멈추려면 축구협회도 달라져야 한다. 스스로 실패했다고 인정한 홍 감독은 특혜를 통해 다시 사령탑 자리를 꿰찼다. 정부는 절차적 문제가 있다며 선임 과정을 밟으라고 권고했다. 축구협회가 재신임 절차만 밟으면 될 일이다. 팬들은 역대 최고의 멤버로 구성된 대표팀을 정당한 절차를 밟아 선임된 감독이 맡길 바랄 뿐이다. 하지만 축구협회는 그럴 생각이 없어 보인다. 정몽규 회장은 4선 연임에 성공한 뒤 “사단법인 감독 선임에 정부가 개입하는 게 우습다”고 비판했다. 이 한마디에 축구대표팀 사령탑을 꿈꾸던 수많은 지도자들은 절망감을 느꼈을 터다. 

 

팬이 없으면 존재할 수 없는 게 스포츠다. 특히 한국축구를 위해 일상에서 벗어나 경기장을 찾고 유니폼을 구매하고 응원하는 팬들 덕분에 한국축구, 나아가 한국 스포츠는 버티고 있다. 

 

이런 팬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건 비판 뿐이다. 축구회장 선거는 축구인을 중심으로 선거인단이 꾸려지고, 이들의 마음만 사면 회장 자리에 오를 수 있는 구조에서 축구를 사랑하는 팬들은 변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이런 팬들은 경기장을 찾지 않거나 야유로 변화와 반성을 요구하는 것 뿐이다. 온 국민이 길거리로 쏟아져나와 한 목소리로 한국 축구를 응원했던 그 날처럼 만들기 위한 방법은 누구보다 축구협회가 잘 알고 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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