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VO 이사회 승인만 남아
저변 확대·지역격차 해소 위해
남자 프로배구 OK저축은행이 2013년 안산을 연고지로 창단한 지 12년 만에 부산으로 둥지를 옮기며 구단 역사의 전환점을 맞이한다. 모든 프로 스포츠 구단들이 연고지를 수도권으로 옮기려는 상황에서 오히려 추세에 역행하는 도전에 나서는 셈이다.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은 12일 한국배구연맹(KOVO) 실무위원회에서 안건이 상정되고, 24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통과되면 확정된다. 이렇게 되면 2025~2026시즌부터는 안산이 아닌 부산에서 홈 경기를 치르게 된다.

기존 연고지인 안산과 갈등을 빚어 떠나는 것은 아니다. OK저축은행은 창단 후 지역 밀착 마케팅에도 힘쓰며 ‘안산의 팀’으로 자리 잡았다. 안산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속에 창단 2년 차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일궈냈고, 2014년 세월호 사건 때도 OK저축은행은 지역민들을 위로하며 함께했다.
또한 현재 남녀 프로배구 14개 구단 중 9개 구단이 수도권에 몰려 있어 관중 동원, 타 팀과의 연습경기 등 모든 면에서 유리하다. 게다가 부산은 OK저축은행 지점이 없는 지역이라 모기업의 비즈니스적인 효과도 없다. 그럼에도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은 배구 저변 확대와 지역 불균형 해소라는 ‘대의’를 위한 모험이다.
현재 부산에는 13개의 초중고 엘리트 배구부가 운영되고 있다. 경남 지역까지 포함하면 25개 엘리트 배구부가 배구 꿈나무들을 길러내고 있지만, 이를 활용할 프로팀이 없었다. OK저축은행의 연고지 이전이 확정되면 인구 326만명의 한국 제2 도시인 부산은 야구(롯데), 축구(아이파크), 농구(KCC, BNK), 배구까지 4대 프로 스포츠 구단을 보유한 지자체가 된다. 서울, 인천, 수원에 이어 네 번째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