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경상수지가 57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24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관련 수출이 늘었고, 유가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액이 줄면서 흑자 규모가 전월보다 커졌다. 미국 관세 정책은 유예가 종료되는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영향이 나타날 전망이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2025년 4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 4월 경상수지는 수출 호조에 힘입어 57억달러(약 7조7600억원) 흑자로 집계됐다.
특히 상품수지가 89억1000만달러 흑자로 2015·2014년에 이어 역대 4월 중 3위 수준의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이 585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했고, 수입이 495억8000만달러로 5.1% 감소했다. 반도체(16.9%), 무선통신기기(7.1%) 등 IT 품목이 전년 동월 대비 수출 호조를 지속했고, 비IT 품목도 승용차(-4.1%) 수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의약품(22.3%), 철강(8.1%) 등이 늘어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수입은 유가 하락으로 원자재(-10.4%) 수입이 크게 줄었고 소비재(-2.1%)도 감소 전환했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8.6%), 유럽연합(18.4%)으로의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고, 중국으로의 수출(3.9%)은 증가로 전환했다. 하지만 미국(-6.8%), 일본(-5.3%)으로의 수출은 감소 전환했다.
서비스수지는 운송, 기타사업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28억3000만달러(약 3조86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본원소득수지는 1억9000만달러(약 2600억원) 적자로, 4월에 배당 지급이 몰린 영향이 컸다.
4월 금융계정은 45억1000만달러 순증했다. 특히 주식을 중심으로 내국인 해외투자가 123억3000만달러 증가한 반면, 외국인 국내 투자는 증권에서만 21억8000만달러 감소했다.
한은 관계자는 “철강·알루미늄·자동차·자동차 부품 등에서 미국 관세 정책의 영향이 일부 나타나고 있다”면서도 “그 영향은 하반기 이후에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4월 계절적 영향으로 인한 본원소득수지 적자도 해소되면서 5월에도 상품수지 흑자 흐름이 이어질 것이며, 상반기 전망치(378억달러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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