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 깎는 각오로 쇄신해야” 비판
원외 인사 만나며 우호세력 구축
재선 의원 14명 金 임기연장 동의
의원총회 내 사퇴 요구로 위기에 처한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버티기에 나섰다. 원외 인사들과 만나며 우호세력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주재한 원외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이제는 뼈를 깎는 각오로 변화와 쇄신해야 한다. 누구도 예상 못 한 혁신을 누구도 예측 못 할 속도로 이뤄내야 한다”며 “최전선에서 당 쇄신의 기폭제로서, 당과 국민을 잇는 교량으로서 위원장들이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대선 패배와 관련해 “집권여당으로서 잘못된 방향을 제때 바로잡지 못하고 명백한 잘못을 외면했다”며 “전임 대통령의 계엄은 있어선 안 될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과 친윤(친윤석열)계의 탄핵 반대가 대선 패배에 결정적이었음을 다시금 지적한 것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간담회에서 “5대 개혁안에 대해 전 당원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하는 게 어떻겠느냐”며 “내일(11일) 의총에서 의원들에게 제안해 보겠다”고 했다고 이재영 강동을 당협위원장이 전했다.

원외당협위원장 간담회 개최는 당내 우군 확보 취지로도 해석된다. 전날 의총에서 친윤계를 중심으로 김 비대위원장 사퇴 요구가 빗발친 것에 대응하는 차원이라는 것이다. 현역 의원과 달리 원외 당협위원장들 상당수는 수도권 등 비(非)영남권으로, 상대적으로 개혁 성향이 강한 편이다.
김 비대위원장은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제가 의원들과 원외 당협위원장들과 이야기하면서 느끼는 것은 저희가 선거에서 이긴 정당 같다는 느낌”이라며 “왜 많은 시민들께 우리가 선택받지 못했는지, 과거를 처절하게 반성하고 변화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당내 비판에 “우리 당은 젊은 정치인에 대한 생각부터 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며 “선거 끝나고 특정 분들이 세웠던 계획이나 생각대로 제가 다 따라야 하는 것이냐”고 직격하기도 했다. 아울러 김 비대위원장은 “당내 의원들과 원외 인사, 주요 당직자들이 이런 몸부림을 거부한다면 저 역시 임기를 지키는 것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내에서도 김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의견들이 모이고 있다. 오전 국민의힘 재선 의원 모임에 참여한 14명은 전당대회를 늦어도 8월 말까지 개최하는 한편, 새 지도부가 구성될 때까지 김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연장한다는 데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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