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가 본격 시행되는 가운데, 서울 접근성이 우수하고 과천·분당 대비 가격 경쟁력이 있는 용인 아파트값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광교스타클래스’ 전용면적 109㎡는 지난 5월 9억8000만원(5층)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9월 같은 단지, 동일 면적의 아파트가 8억9700만원(10층)에 거래된 이후 약 8개월 만에 8000만원 이상 오른 가격으로 매매가 이뤄졌다.
△수지구 신봉동 ‘수지신봉동도센트리움’ 전용 84㎡는 6억1500만원(23층) △기흥구 중동 ‘초당마을삼부르네상스13단지아파트’ 전용 84㎡는 4억4800만원(4층) △처인구 역북동 ‘역북2단지우남퍼스트빌’ 전용 72㎡는 4억1000만원(16층)에 각각 신고가 거래가 성사되며 지역 전반에 걸쳐 가격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용인 전체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06% 상승했다. 지난 5월 첫째 주부터 5주 연속 이어진 오름세다.
수지구는 같은 기간 0.12% 올라 서울과 가까운 입지 강점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올해 누적 상승률은 1.99%다. 경기도 시·군·구 중 과천(2.44%)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7월 DSR 3단계 시행 앞두고 ‘막차 수요’ 몰려
이번 상승세는 다음달부터 적용될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실수요자들의 선제적 매수세가 유입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스트레스 DSR 제도는 향후 금리 상승 등 리스크에 대비해 대출심사시 일정 수준의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반영하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단계적으로 스트레스 금리를 도입해왔다. 7월부터는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1.5%의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3단계가 시행된다.
이로 인해 대출 가능 금액이 줄어들 전망이다. 연소득 5000만원인 차주가 혼합형 주택담보대출(LTV 70%·35년 만기·금리 4%) 조건으로 6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주담대 한도는 기존 3억7600만원에서 3억2000만원으로 약 5000만원 감소한다. 자금 여력이 충분치 않은 실수요층은 대출 규제 전 매수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 “서울 인접, 경쟁력 있는 용인…일부 시세 왜곡 가능성도”
전문가들은 현재 흐름이 실수요자 중심의 ‘막차 매수’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7월 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 시장, 서울 접근성이 뛰어난 용인에 실수요자들의 매수세가 선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며 “대출 한도가 축소되기 전, 마지막 기회를 노리는 수요가 가격 상승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용인은 과천·분당보다 가격 부담이 낮고, GTX와 신분당선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이 지속되며 서울 접근성이 강화되고 있다”며 “수지구는 강남 출퇴근 수요를 흡수할 수 있어 실거주뿐만 아니라 투자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일시적인 수요 집중에 따른 ‘가격 왜곡’이 아니냐는 일부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DSR 3단계 시행은 대출 여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향후 실수요 중심의 ‘선 매수 후 진입장벽 강화’ 심리가 시장에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급등세는 거래량 둔화나 향후 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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