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계기로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관계가 심화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러시아 모스크바와 북한 평양 간 직통 철도도 17일부터 운행이 재개될 예정이다.
러시아철도청은 9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서 “북한 철도 당국과 합의로 오는 17일부터 평양과 모스크바를 잇는 국제 직통 철도 운행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모스크바-평양 철도는 세계에서 가장 긴 직통 철도 노선으로 유명하다. 두 도시 간 거리는 1만㎞ 이상으로 운행에만 8일이 걸린다. 정차하는 도시만 해도 △러시아 하산 △우수리스크 △하바롭스크 △치타 △이르쿠츠크 △크라스노야르스크 △노보시비르스크 △옴스크 △예카테린부르크 △키로프 △코스트로마 등 두 자릿수에 달한다.
모스크바-평양 철도는 매월 3일과 17일 평양에서 출발해 각각 11일, 25일에 모스크바에 도착하는 일정으로 한 달에 두 번 운행한다. 모스크바에서 평양으로 가는 열차는 매월 12일과 26일 출발해 매월 20일, 4일 평양에 도착한다.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는 전세(戰勢)를 뛰어넘은 ‘혈맹’으로 발전하는 모양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최근 평양에서 러시아 안보 수장인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와 만나 양국의 동맹 수준을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쇼이구 서기를 접견한 자리에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는 앞으로도 우크라이나 문제를 비롯한 모든 심각한 국제정치 문제들에서 러시아의 입장과 대외정책을 무조건적으로 지지할 것이며 조로(북러) 국가 간 조약의 조항들을 책임적으로 준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러시아가 앞으로도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정, 안전 이익을 수호하기 위한 정의로운 성업에서 반드시 승리하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피력했다고 통신이 밝혔다. 쇼이구 서기는 이에 파병된 “(북한군은) 쿠르스크 해방 작전에 참전해 러시아 영토의 귀중한 부분을 자기 조국처럼 지켜낸 조선 인민의 우수한 아들들”이라고 화답했다.
북한은 국제 제재로 흔들리는 러시아의 방위산업 제조공급망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북한전문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러시아는 북한 열병식이나 박물관에서나 볼 수 있던 북한제 구형 박격포를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투입했다. 러시아 군사전문 블로그에는 쿠르스크 전선에 북한군과 함께 투입됐던 러시아 제76근위공중강습사단이 북한군으로부터 공급받은 60㎜ 박격포 사진이 올라왔다. 소련 구경을 따르지 않은 북한의 140㎜ 자주포를 러시아군이 쓰고 있는 사진도 확인된다.
서방측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 블로그’는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전 세계 최대의 무기 수출국 중 하나였던 러시아가 최근엔 북한과 이란 등 해외 국가들로부터 무기를 수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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