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 사회학과, 교수 부족난 허덕
“재정 이유 폐과 추진 적절한지 의문”
취업률이 저조한 인문·기초과학 계열 학과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대학의 재정 악화로 존폐 기로에 선 대학이 늘면서 빚어진 현상이라는 평가다.
8일 대학가에 따르면 인문·기초과학 계열 학과 재학생들은 학과 폐지를 반대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명지대는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철학·수학과 등의 모집단위를 폐지하고 경상·통계학부, 융합 소프트웨어 학부 등의 모집단위를 신설했다. 철학과는 2030년 완전히 폐지될 예정이다.
해당 학과 학생들은 대학의 방침에 반대하고 있다. 박하신(22) 명지대 철학과 학생회장은 “철학과의 의의는 우리가 인간으로서 어떤 존재이고, 어떤 사고 능력을 갖고 있는지를 증명함에 있다”며 “이러한 학문적 가치를 무시하고 돈이 되는 것에만 치중하는 것은 사회에 굴복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동국대에서는 사회학과에 재직 중인 전임교수가 1~2명에 불과해 이들이 퇴임하면 사실상 학과가 폐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교 측에서 전임교원 채용을 진행 중이지만 학생들은 재학생 수 대비 전임교원 수가 부족하다며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이하나(22) 동국대 사회학과 학생회장은 “학교의 발전 방향이 취업률이나 인공지능(AI), 4차 산업 등에 맞춰져 있다는 것에 회의를 느꼈다”며 “대학은 취업을 목적으로 학생들을 받는 곳이 아니다. 대학은 학문을 탐구하고 진리를 추구하는 공간”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중심주의적인 시각에서 학문을 평가하는 것을 비판했다. 이병훈 중앙대 명예교수(사회학)는 “인문학 같은 경우 2000년의 역사를, 사회과학은 200∼300년의 역사를 관통하며 현재까지 학문으로서 역할을 했으며, 사회 유지와 발전에 기여했다”면서 “단기적인, 경제적인 필요에 의해 학과가 폐지되는 것이 적절한지 의문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학문의 공공성 차원에서 국가가 기초 학문을 지키기 위해 인문학과 사회과학에 대한 연구 지원을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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