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차별 지지하지 않아” “광고비 환불 요청”…광고주들 분통

맛집 소개 유튜버 ‘잡식공룡(본명 왕현수)’의 지역 비하 논란에 광고주들이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유튜버의 홍보 효과를 생각하고 브랜드 광고를 맡겼다가 특정 지역 비하 논란으로 거센 항의까지 받자, 같은 입장이 아니라며 선 긋고 일부는 광고비 환불까지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 유통 업계에 따르면 아이스크림 전문 브랜드 ‘라라스윗’은 이날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최근 자사 제품을 협찬한 유튜버의 콘텐츠 관련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발언으로 상처 받으신 모든 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며 “라라스윗은 어떠한 형태의 비하나 차별을 지지하지 않으며, 이번 논란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향후 협업 대상 선정 시 면밀한 검토와 신중한 결정을 약속한 라라스윗은 “특정 지역이나 집단에 대한 편견이나 미움을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브랜드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내부 기준을 재정비하고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업체의 협찬은 지난 3개월 전쯤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무국적 다이닝 브랜드 ‘토끼다이닝’은 잡식공룡의 유튜브 사과문 게시물에 직접 댓글을 달았다. 작성자를 토끼다이닝 대표로 밝힌 이 댓글에는 “노출이 많이 되는 유튜버분에게 광고를 맡기는 게 좋겠다 싶어서 알아보던 중, 예전에도 한 번 진행했던 잡식공룡님께 연락을 드려 광고를 진행했다”고 적혔다.
구체적 액수는 밝히지 않았지만 ‘비싼 광고비’ 집행으로 큰 매출 효과를 기대한 상황에서 유튜버의 경솔한 글 때문에 피해를 입는다고도 강조했다. 특히 이번 논란으로 누리꾼들에게서 항의 메시지를 받는다며, “너무 분하고 억울하다”는 표현까지도 등장했다.
글에는 “광고비 전액 환불을 요청했지만 읽지도 않고 답장도 안 하고 있다”며 “매장이 잘됐으면 좋겠어서 귀한 돈 맡겨 광고를 집행했는데, 왜 저희가 피해를 봐야 하느냐”는 한탄도 포함됐다. 광고비 환불과 게시물 삭제를 부탁한 작성자는 “번호로 연락했는데 전혀 안 보고 있어서 답답한 마음에 댓글로 적는다”고 했다.

구독자 약 18만명을 보유한 잡식공룡은 지난 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전남의 특정 지역 대선 투표 결과 게시물을 공유했다.
이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이재명 대통령의 득표율은 89.04%이고 국민의힘 김문수 전 대선 후보는 7.26%였다. 게시물에는 “전남 xx 났음”이라는 원문 댓글이 포함되어 있었고, 잡식공룡은 해당 내용을 그대로 공유하며 “ㅋㅋㅋㅋㅋㅋ”라는 반응을 덧붙여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전라도를 비하했냐’는 누리꾼에게는 “(전)라도인임? 긁혔나보네?”라고 반응해 물의를 일으켰다.

논란이 확산하자 사과한 잡식공룡은 같은 의미에서 5·18 기념재단에 500만원도 기부했다. 그는 지난 6일 유튜브 채널에 올린 사과문에서 “제 잘못된 언행으로 상처 받은 분들께 다시 한번 정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기부를 한다고 해서 제 잘못이 없어지는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명심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경솔한 행동과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평생 반성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후에도 쏟아진 비난을 의식해 삭제한 이유 등에서인지 7일 오후 4시40분 기준 그의 유튜브 채널과 SNS 계정은 보이지 않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도 계정을 검색하면 ‘클릭하신 링크가 잘못되었거나 페이지가 삭제되었습니다’라는 화면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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