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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후보 낙선, 허탈해"…'선거 후 스트레스 장애' 증가

입력 : 2025-06-05 18:45:06 수정 : 2025-06-06 01:4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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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 후보 낙선에 무력감 호소
美 트럼프 당선 뒤에 생긴 용어

대선 뒤 ‘이민’ 검색량 확 증가
“정치양극화 심화 탓… 통합 시급”

조모(19)씨에게 3일 치른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첫 선거였다. 스스로 투표했다는 뿌듯함도 잠시, 조씨는 자신이 뽑은 후보가 떨어지자 무기력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는 “국가의 미래를 생각하면 국운이 다한 게 아닌가 우려된다”며 “이번 선거 결과를 보며 불안감과 스트레스를 느꼈고, 앞으로 이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걱정이 커졌다”고 말했다.

제21대 대통령선거가 치러진 지난 3일 광주 동구 대의동 한 호프집에서 시민들이 개표방송을 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3년 만에 다시 치른 대선이 끝났지만, 선거 후 스트레스 장애(PESD·Post Election Stress Disorder)를 겪는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다. PESD란 본인이 지지하던 후보가 낙선했을 때 무기력함을 느끼거나 불안과 우울, 분노 등의 감정에 시달리는 것을 의미한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의 ‘트라우마(T)’를 ‘선거(E)’로 바꿔 표현한 것으로, 2016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불안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늘면서 언론에 거론되기 시작했다.

 

최씨 역시 이번 선거 이후 불안감을 느끼는 유권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의 기본사회 정책은 국가 재정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며 “앞으로의 밥벌이가 우려스럽고, 나라가 망할까봐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3일 부산 남구 국립부경대학교 대연캠퍼스 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함에서 투표용지를 꺼내고 있다. 뉴스1

선거 직전까지 온라인상에서는 ‘특정 후보가 당선되면 이민 가겠다’는 글도 여럿 올라왔다. 대선 다음날 네이버 데이터랩 통계에 따르면 이민에 대한 검색량이 100으로 일일 최대 검색량을 기록했다. 네이버 데이터랩 통계는 검색량을 1에서 100사이의 점수로 보여주는 빅데이터 서비스다.

 

전문가들은 선거 과정에서 후보들의 과도한 정쟁이 PESD를 유발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규섭 서울대 교수(언론정보학)는 “정치 양극화가 심화하며 지지하지 않는 후보에 대한 감정이 격해지며 선거 이후 과거보다 무기력함과 허탈함을 느끼는 분들이 늘어난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PESD를 조절하기 위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기사를 잠시 보지 않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면서도 “근본적으로 통합과 화합의 정치를 펼치는 것이 요구된다”고 제언했다.


최경림 기자 seoulfores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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