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베를린·밀라노·도쿄 이어 서울행

세계적인 공유 숙박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 경영진이 대한민국을 세계에서 중요한 시장의 하나로 보고 있다. 2023년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공동 창업자 겸 최고전략책임자(CSO)와 지난해 데이브 스티븐슨 최고사업책임자(CBO)에 이어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의 4일 방한이 이를 방증한다.
지난달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025 여름 업그레이드’ 발표회에서 ‘에어비앤비 서비스(Airbnb Services)’와 ‘에어비앤비 체험(Airbnb Experiences)’을 선보인 체스키 CEO는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이탈리아 밀라노 그리고 일본 도쿄에 이어 서울을 글로벌 주요 도시 방문의 마침표를 찍는 곳으로 정했다.
당시 공개된 에어비앤비 서비스 카테고리는 셰프, 사진촬영, 마사지, 스파, 퍼스널 트레이닝, 헤어, 메이크업, 네일, 간편식, 케이터링 총 10가지로 기존 에어비앤비의 숙박과 체험에 더해 새로운 탭으로 추가됐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는 파스타를 만들고 독일 베를린에서는 그래피티를 그리며, 프랑스 파리에서의 갤러리 투어 등 전 세계 260개 도시에서 예약이 바로 가능해진 가운데 서울에서는 K-뷰티 콘셉트의 메이크업과 고궁에서의 한복 사진 촬영 서비스를 예약할 수 있다. 향후에는 네일케어나 헤어케어 서비스 예약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체험’은 여행자가 현지에서만 즐길 수 있는 독창적 경험을 찾는 트렌드를 반영, 현지인과 함께 진정한 지역 문화를 경험하는 의미라고 에어비앤비는 설명했다.
체스키 CEO는 이날 서울 용산구 한화손해보험 한남사옥에서 진행한 미디어 행사에서 대한민국 시장이 지닌 중요성과 비전을 직접 설명했다. 그는 “서울은 지난해 에어비앤비에서 가장 많이 예약된 도시 중 한 곳”이라며 “세계 여행자들 관심이 모이는 이 도시는 에어비앤비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장인 동시에 개인적으로도 깊은 영감을 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시 자체도 크고 대규모의 경제가 형성되어 있다”며 “이곳에서 에어비앤비가 앞으로도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우리의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서울에 왔다”고 덧붙였다.
스티븐슨 CBO는 지난해 5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진행한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여행하고 현지 문화를 체험하고 싶어한다”며 “한국은 우리에게 점점 더 중요한 시장이 되고 있다”고 밝혔었다. 미국·영국·프랑스·독일 등이 큰 시장으로 여겨지기는 하나 한국에서의 수요 증가로 우리나라에서의 사업 기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도 그는 언급했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서울시와 함께 한강대교 위에 전국에서 단 하나뿐인 에어비앤비를 선보이는 등 우리 문화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실제 한국 방문으로 이어지도록 다양한 노력을 이어왔다. 한강대교 위에 조성된 ‘스카이 스위트, 한강브릿지, 서울’은 144.13㎡(약 44평) 규모에 침실, 거실, 욕실, 간이 주방을 갖췄고 최대 4명까지 입실할 수 있어서 화제가 됐다. 한강대교 상부의 직녀카페를 리모델링한 것으로 시가 에어비앤비와 함께 기획하고 제작했다.
색다른 숙박 서비스를 선보이려는 에어비앤비의 노력은 실질적인 성과로도 나타났다. 지난해 방한 외국인에 의한 에어비앤비 예약일수는 전년 대비 약 20% 증가했고, 방한 외국인의 국적도 다양해졌다. 방한 숙박객의 출발 국가 상위 10개 국가는 미국, 중국, 프랑스, 대만, 싱가포르, 독일, 호주, 홍콩, 일본, 캐나다 순으로 나타나 대륙을 가리지 않는다.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은 K-POP 그룹과 에어비앤비가 함께 진행한 행사도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세계적으로 흥미로운 인물이 직접 ‘호스트’로 참여하는 특별 프로그램인데, 2023년 9월에는 서울패션위크 개막을 하루 앞두고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그룹 엔하이픈이 호스트로 참여한 이벤트가 펼쳐진 바 있다.
체스키 CEO의 방한 일정 하이라이트로 손꼽힌 ‘세븐틴 에어비앤비 체험’도 같은 궤다. 세븐틴 데뷔 10주년을 기념해 세계에서 초청된 손님 60명과 멤버들이 그간의 세월을 돌아보고 추억담을 나누는 행사다. 이날 언론에 공개된 세븐틴 에어비앤비 체험 현장은 멤버들의 무대 의상과 그간 발표한 앨범 전시 공간, 녹음실을 본뜬 장소 등으로 이뤄져 세븐틴뿐만 아니라 행사에 참여하는 K-POP 팬들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아티스트와 팬이 하나가 됐다는 데도 큰 의미가 있다.
체스키 CEO는 “지난해 세븐틴과의 체험이 인기가 많았고 두 번째 기회가 생기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며 올해 세븐틴과의 두 번째 호스팅 이벤트 배경을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체험은 팬들에게도 더 가까이에서 아티스트와 생생한 체험을 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훨씬 친밀감을 느낄 수 있고, 다음에는 다른 아티스트와도 함께할 기회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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