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들이 올해의 수시 모집요강을 발표했다. 수시 지원 전략을 세우기 위해선 대학별 수시 요강을 꼼꼼히 읽는 것이 필수지만, 대입을 처음 접하는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겐 생소한 용어도 많다. 2일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가 수시 모집요강에서 자주 등장하지만 헷갈리기 쉬운 용어들을 정리했다.
◆학생부교과 VS 학생부종합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은 이름은 비슷하지만 선발 방식이 전혀 달라 주의가 필요하다. 우선 학생부교과전형은 교과 성적으로 합격 여부가 결정되는 전형이다. 다만 서울 지역 대학들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함께 적용해 교과 성적이 아무리 우수해도 일정 수준 이상의 수능 성적을 충족해야 합격할 수 있다. 또 건국대, 경희대, 고려대 등 일부 대학은 교과 전형에서도 학교생활기록부 내용을 서류 평가에 활용해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등도 꼼꼼히 관리해야 한다.
반면 학생부종합전형은 교과 성적뿐 아니라 학생부에 기록된 다양한 활동과 경험이 매우 중요한 평가 요소다. 학생부에는 각 교과별 학업 내용뿐만 아니라 자율활동, 동아리활동, 진로활동 등 다양한 학교생활 기록이 포함된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이런 활동은 담당 교사가 학생을 관찰하고 평가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므로, 학생들은 자기주도적인 탐구역량, 논리적 사고력, 책임 있는 태도 등을 학교 생활 전반을 통해 적극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지역인재전형 VS 지역균형선발전형
지역인재전형은 지역 인재 유출 방지를 위한 전형으로, 해당 지역 고교 출신자만 지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산대 지역인재전형은 부산∙울산∙경남 고교 졸업(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다. 특히 의대의 경우 신입생의 60% 이상을 지역인재전형으로 선발하는 것이 권고됐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지역인재전형은 일반전형보다 경쟁률과 합격선이 낮은 경우가 많은 만큼 지원 자격이 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을 추천했다.
지역균형선발전형은 수도권 대학들이 교육부의 권고에 따라 입학정원의 10% 이상을 교과 성적 위주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지역 제한은 없으나 대부분 고등학교의 추천을 받아야 지원할 수 있다.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는 “고등학교 추천은 성적이 우수한 학생 위주로 추천되는 경우가 많아서 여러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하는 경우들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추가합격자가 많이 생길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작년 서강대 인문학부는 최초 경쟁률이 13.58대 1이었으나 616.7%의 높은 충원율을 보였다.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과 추가합격 인원을 반영한 최종 실질경쟁률은 1.45대 1로 크게 낮아졌다.
◆일반선택과목 VS 진로선택과목
현 고등학교 2·3학년 학생이 적용받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교 교과목을 공통과목, 일반선택과목, 진로선택과목 등으로 구분한다. 이 과목들은 성적 산출방식에서 차이가 있는데,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의 경우 석차등급이 표시되지만 진로선택과목에는 석차등급이 표시되지 않는다.
대학이 성적을 활용할 때에도 차이가 있다.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의 성적은 석차등급과 단위 수를 활용해 계산되지만, 진로선택과목은 성취도(A/B/C)에 따라 일정 점수를 부여하는 대학도 있고, 건국대, 동국대처럼 성취도와 세특 내용을 종합평가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학생부교과전형에서는 진로선택과목의 영향력이 낮은 편이나 학생부종합전형에서는 학생의 관심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부분이므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다.
◆추가 합격 VS 추가모집
추가 합격(충원 합격)은 여러 대학에 중복으로 합격하는 학생으로 인해 미등록 인원이 생기면 예비 순번 학생들에게 합격의 기회가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대학은 ‘추가합격 번호’ 또는 ‘충원율’로 이를 공개하는데, 모집인원 10명에 충원율 200%라면 최초합격한 10명의 학생에 20명의 학생이 추가 합격해 최종적으로 지원자 중 총 30명의 학생이 합격했다는 것을 뜻한다. 보통 수시에서는 학생부교과전형의 충원율이 가장 높고, 그다음이 학생부종합, 논술전형 순이다.
추가모집은 수시∙정시 이후에도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이 2월 말쯤 실시한다. 수시 불합격자, 정시 미등록자 모두 지원 가능하며 대학∙전형 간 복수 지원에 제한이 없다. 그만큼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아질 수 있으니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서울 주요 대학이나 메디컬계열 학과에서도 추가모집을 시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에 끝까지 기회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입시결과 관련 용어
대학은 입학처 홈페이지 또는 대교협 사이트를 통해 과거 입시 결과를 공개한다. 이때 발표 기준과 용어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입시 결과는 ‘50% 컷’, ‘70% 컷’, ‘합격자 평균’ 등으로 제시된다. 여기서 50% 컷은 등록자가 10명이라면 5등의 성적을, ‘70% 컷’은 7등의 성적을 의미한다.
다만 발표기준에 따라 이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많은 대학이 최종등록자 기준으로 발표하지만, 일부 대학은 합격했으나 실제로 등록하지 않은 학생까지 포함한 ‘총합격자’기준의 입시 결과를 발표하기도 한다. 이 경우에는 실질적인 합격선보다 입결이 높아 보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대학이 제시한 입시 결과 기준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처음 접하는 입시 용어를 한 번에 완벽히 이해하긴 어렵다”며 “희망 대학의 요강뿐 아니라 학생부 위주 전형 가이드북, 대학 설명회 자료 등을 반복해 읽으며 자연스럽게 익히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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