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발생한 방화 화재 사고와 관련해 열차 내 보안카메라 영상이 역무실이나 관제센터 등 외부에서 실시간으로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부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이날 화재가 발생한 5호선 열차에는 객실 내 보안카메라가 설치돼 있었지만 해당 영상은 운행 중 관제센터에 실시간 전송되지 않았다.

화재나 범죄 등 긴급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역무실이나 관제센터에서는 객실 내부 상황을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구조인 셈이다.
현행 시스템상 열차 내 보안카메라 화면은 기관사만이 운전실 내에서 확인할 수 있으나 기관사가 차량 운행에 집중해야 해 보안카메라까지 적극 살피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실정이다.
또한 열차 내 보안카메라 영상은 열차가 차량기지에 도착해야만 회수 및 열람이 가능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 의원실 관계자는 "관제실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없는 구조라는 점은 결국 승객의 신고에만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는 뜻"이라며 "이번 사고뿐 아니라 객실 내 묻지마 범죄 등 사건 발생 시에도 동일한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는 만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관제센터의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 이상, 승객 안전 확보는 근본적으로 취약한 상태"라고 밝혔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현재 객실 내 보안 영상은 용량 문제 등으로 실시간 관제는 불가능한 구조"라며 "운행 중 영상은 실시간으로 공유되지 않고, 필요 시 사후 확인하는 체계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앞서 이날 오전 8시43분께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나루~마포역 사이 터널 구간을 운행하던 열차 내에서 60대 남성이 불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열차 안에는 약 400명의 승객이 타고 있었다. 승객들은 연기가 차량 내로 퍼지자 수동으로 출입문을 열고 선로를 따라 대피했다.
불은 기관사와 승객들이 열차 내 소화기를 이용해 20여분 만에 자체 진화했다.
이 사고로 열차 내부 일부가 소실됐다. 승객 총 21명이 연기 흡입, 철과상, 발목 골정 등으로 병원에 이송됐으며 130명이 현장에서 응급 처치를 받았다.
방화를 시도한 60대 남성 A씨는 현장에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목격자 진술에 의하면 A씨는 액체로 된 인화성 물질을 뿌린 뒤 옷가지에 불을 붙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범행 직후 선로를 따라 이동하다 들것에 실려 여의나루역 플랫폼으로 나오는 과정에서 손에 묻은 그을음이 적발돼 경찰에 체포됐다. 현장에서는 점화기와 유리통 등 방화 도구로 추정되는 물품이 수거됐으며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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