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 기조가 지속되면서 기업 구내식당을 비롯한 단체급식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단체급식 업계는 호실적을 이어가고 있으며, 주요 업체들은 기존 급식 사업을 넘어 식자재 유통과 고객사 컨설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성장 가속화에 나섰다.

국내 식자재 유통 시장은 약 64조원 규모로 추산되며, 아직까지 대형 기업의 점유율이 높지 않아 ‘블루오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단체급식 사업의 경우, 안정적인 식자재 공급을 위해 전국적인 물류망 확보가 필수로 꼽히며, 기업들은 효율적인 유통 구조를 갖추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단체급식 및 식자재 유통 전문기업 본푸드서비스는 전국 4곳의 유통 센터를 거점으로 물류 효율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올해 초에는 수도권 중심의 영업 범위를 전국으로 넓히기 위해 충남 논산의 식자재 유통 센터를 임대에서 매입으로 전환했다.
논산 센터는 총 7,681㎡ 부지에 단층 3개 동 규모로 조성돼 물류 동선을 최적화하고, 배송 효율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장기 운영 비용 절감 효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올해 하반기에는 경남 창녕 식자재 유통 센터의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입주를 계획하고 있어, 영남권 유통 경쟁력 강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수도권 핵심 거점인 용인 센터는 2022년 확장 이전 이후 물류관리시스템(WMS)과 콜드체인 시스템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본사의 물류 혁신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논산, 창녕, 용인 등 4개 센터 간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본푸드서비스는 전국 단위의 통합 유통망 구축과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3자 물류(3PL) 사업도 강화 중이다. 하루 전 주문 시 다음날 배송을 완료하는 ‘일배송 시스템’을 기반으로,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포함해 전국 프랜차이즈 가맹점에 식자재를 공급하고 있다. ‘오복 오봉집’, ‘청기와타운’, ‘국밥장인’ 등 다수 프랜차이즈 기업과 협력하며, 메뉴 운영, 배달 상권 관리 등 마케팅 및 운영 컨설팅도 함께 제공한다.
CJ프레시웨이는 올해 1분기 실적 호조에 힘입어, 자회사인 프레시원을 흡수합병하며 시장 1위 수성을 위한 조직 개편에 나섰다. 이번 합병은 지역 간 경계가 흐려진 시장 환경에 대응해 영업 전략을 일원화하고, 식자재 유통 사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결정이다.
프레시원은 2009년 소상공인 상생을 목적으로 설립된 합작법인으로, 전국 각지에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식자재 유통 사업을 운영해 왔다. CJ프레시웨이는 지분을 단계적으로 인수해 지난해 100% 지분을 확보한 뒤, 전국 7개 법인을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했다.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CJ프레시웨이는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와 일관된 영업 전략 수립이 가능해졌으며, 대량 구매에 따른 매입 단가 절감 등 외식사업부문과의 시너지 또한 기대하고 있다.
사조그룹은 지난해 6월, 식자재 및 단체급식 전문기업 푸디스트를 인수하며 식품 산업 전 영역을 아우르는 ‘종합 식품 밸류체인’을 완성했다. 원료 수급에서 식품 제조, 판매를 거쳐 유통까지 사업을 일원화한 결과, 그룹은 지난해 자산총액 5조 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대기업 집단에 포함됐다.
푸디스트는 2023년 기준 전체 매출 1조 원 중 7,500억 원 이상을 식자재 유통 부문에서 기록했으며, 급식 및 외식 식재 고객사만 1만여 곳에 달한다. 특히 ‘식자재 소싱 역량’과 ‘전국 물류 인프라’는 이번 인수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사조그룹은 기존 계열사가 보유한 전국 5개 물류센터에 푸디스트의 6개 물류센터를 더해 총 11개 거점의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푸디스트의 일배송 시스템과 결합해 전국 단위 배송 효율도 크게 향상됐다. 더불어 축산·수산 부문에서의 자체 경쟁력을 바탕으로, 품질과 가격 경쟁력, 안정적인 식자재 수급 역량까지 확보하며 시장 내 입지를 다졌다.
식자재 유통과 단체급식 시장은 고물가·고금리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유통 거점 확대, 시스템 고도화, 프랜차이즈와의 협업, 컨설팅 등 부가 서비스를 결합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물류 효율성과 전국 커버리지를 앞세운 대기업들의 시장 장악력이 확대되며, 향후 중소 사업자들과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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