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제 불찰…송구스럽고 죄송”
그러면서도 “진심 제대로 전달 안 돼
공익적 문제 제기에 정치 보복” 주장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는 TV 토론에서 성폭력적 여성 혐오 발언을 그대로 언급한 것에 대해 “표현의 수위로 인해 상처받으신 모든 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이준석 후보는 한 차례 사과 의사를 표명한 후에도 비판에 반발하는 모습으로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개혁신당 당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3차 TV 토론 중 저의 부적절한 표현으로 인해 많은 분께 실망과 상심을 안겨드렸다”면서 “모든 책임은 저 이준석에게 있다. 그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아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쓴 댓글을 최대한 순화해 말했다는 입장을 고수하던 이준석 후보는 토론 다음 날인 28일 논란이 커지자 “불편한 국민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제가 심심한 사과를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하루 정도 메신저 공격으로 잘 버티셨다”, “문제를 제기한 저에게 혐오의 낙인을 찍는 집단 린치가 계속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이어왔다.
이준석 후보가 한층 몸을 낮춘 것은 대선 막바지 표심 이탈을 막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그는 메일에서 “최근의 제 발언으로 인해 혹시 여러분의 마음에 상처가 남아 있진 않을까, 그로 인해 우리의 열정이 꺾인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된다”며 “모든 것이 제 불찰이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고 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준석과 개혁신당이 (대선 득표율) 15%를 넘어야 대한민국의 미래를 두고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된다”며 “진심을 다해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또 이준석 후보는 “정치를 시작한 이래, 저는 늘 국민 앞에 진심으로 서겠다는 다짐으로 임해왔다”며 “그러나 의욕이 앞선 한순간의 경솔함으로 그 다짐을 지키지 못한 순간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더욱 절제된 자세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이준석 후보는 메일에서도 “제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했다”거나 “사실을 기반으로 누군가의 의혹을 검증하고, 공익적 문제를 제기한 것에 대해 정치적 보복의 방식으로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의 제명을 거론한다는 것은, 결국 이준석이라는 싹을 지금 밟아버려야 자신들이 편해진다고 믿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후보는 이날 서울 마포구 경의선숲길 유세 이후 기자들과 만나 ‘대국민 사과를 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표현이 과한 부분 있으면 사과하겠다고 이틀 연속으로 얘기해왔다”며 “당원들에게 따로 알린 것은 당원은 당의 근간이고 누구보다 저를 아껴주는 분들이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한 의도다. 내용상으로 크게 달라진 부분은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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