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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2025년 성장률 전망 0.8%로 ‘반 토막’

입력 : 2025-05-29 18:24:23 수정 : 2025-05-29 18:2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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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 달 만에 1.5%서 수정
기준금리 年 2.5%로 인하

건설경기 침체 심화로 하향 조정
美 관세율 상당 폭 인하·무효 땐
올 성장률 0.9%로 상향 전망 내놔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 전망치(1.5%)에서 반 토막에 가까운 0.8%로 대폭 내렸다. 미·중 갈등이 재점화하면 0.7%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1998년 외환위기(-4.9%),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0.8%),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0.7%) 이후 처음이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9일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2.5%로 0.25%포인트 내리기로 전원일치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지난해 10월 이후 7개월간 네 번에 걸쳐 1%포인트 떨어졌다. 금통위원들은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가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 지연과 수출 둔화로 1분기 역성장에 이어 4월에도 부진한 흐름을 지속했다”면서 “내수는 부진이 점차 완화되겠지만 그 속도는 더딜 것으로 보이며 수출은 미국 관세부과 영향 등으로 둔화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0.8%, 내년은 1.6%로 제시했다. 분기별로는 올해 1분기 -0.2%의 역성장에 이어 2분기 0.5%, 3분기 0.7%, 4분기 0.6%로 모두 0%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예상보다 깊어진 경기침체와 소비 부진,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인한 수출 둔화가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불과 석 달 만에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0.7%포인트나 내린 배경에 대해 “건설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G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4% 정도지만 건설경기 침체가 심화되며 성장률 전망치를 0.4%포인트 정도 낮췄다”며 “민간소비가 0.15%포인트, 수출이 추가로 0.2%포인트 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소비는 올해 1분기 바닥을 치고 완만하게 올라가는 반면 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이 미 관세 영향으로 내년에는 성장률을 끌어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이 총재는 “올해 0.8% 성장에 내수가 0.8%포인트를 다 기여하고,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는 0%로 가정했다”면서 “내년에는 순수출 기여도가 -0.3%포인트로 나빠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망치는 미국의 기본 관세율 10%, 품목 관세율 25% 등이 현 수준을 대체로 유지하고 올해 하반기 반도체, 의약품 등의 품목 관세 추가 부과를 고려한 것이다. 1차 추가경정예산(13조8000억원) 편성도 반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러나 한은은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재점화하고 미국 상호관세가 유예 기간 후 절반 정도 다시 높아질 경우(비관 시나리오) 올해와 내년 성장률이 0.7%, 1.2%로 각각 낮아질 수 있다고 봤다. 반대로 미국 관세율이 올해 말까지 상당 폭 인하될 경우(낙관 시나리오) 올해 0.9%, 내년 1.8%로 성장률이 각각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또 미국 연방국제통상법원의 판결로 상호관세가 무효가 되더라도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은 0.1%포인트 높아지는 데 그칠 전망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미국 상호관세가 철회되고 품목 관세만 남을 경우 낙관 시나리오와 유사하거나 조금 더 좋은 상황으로 보인다”며 “대미 수출이 다른 나라를 우회하는 부분, 중국을 통해 영향받는 부분, 심리적인 부분 등을 다 더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관세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돼도 올해 성장률이 1%를 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김수미 선임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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