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AI로 만든 홍수 위험지도…“서울·수원 등 대도시 더 취약”

입력 : 2025-05-29 06:00:00 수정 : 2025-05-28 23:03:11

인쇄 메일 url 공유 - +

포스텍·경북대 연구팀 공동 개발

20년치 피해 데이터 학습 뒤 분석
정확도 77%… 지역별 침수 예측

서울 강동·강서, 인천·용인 고위험
울릉·경산은 침수 우려 매우 낮아

“대도시, 콘크리트 건물·도로 많고
하천 주변 시설 집중… 정책전환 필요”

올여름 폭염·폭우 등 극한 기후가 반복될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홍수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큰 지역은 서울 동작·마포구, 경기 수원시 등 농어촌보다는 대도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도시 지역은 기본적으로 인구 밀도가 높은 데다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콘크리트 도로·건물 등이 많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기후 위기 시대를 맞아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에 흡수될 수 있는 녹지공간 확보와 하천 주변 개발 제한 등 자연 친화적인 도시 개발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스텍(포항공대)과 경북대 공동 연구팀은 인공지능(AI)을 활용, 시·군·구별 홍수 위험도를 예측하고 전국의 ‘홍수 위험지도’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지금까지는 홍수 위험을 예측할 때 주로 ‘계층화 분석법(AHP)’을 사용했다. AHP는 전문가의 주관적 판단에 상당 부분 의존할 수밖에 없어 예측 결과의 신뢰도를 명확하게 표현하기 힘들고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연구진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이를 해결했다. 행정안전부가 파악한 최근 20년간(2002~2021년) 전국 시·군·구별 홍수 피해 데이터를 분석한 뒤 홍수 위험을 결정하는 △위해성(비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노출성(위험에 노출된 인구와 시설) △취약성(피해를 받기 쉬운 정도) △대응력(얼마나 잘 대처할 수 있는지)을 세분화해 이를 AI에 학습시켰다.

 

여러 AI 모델 중에서 ‘엑스지부스트(XGBoost)’와 ‘랜덤 포레스트(Random Forest)’ 두 모델이 77% 이상의 높은 정확도로 홍수 피해를 예측했다. 흥미로운 점은 두 모델이 각각 다른 요소를 가장 중요하게 꼽았다는 점이다. 엑스지부스트 모델은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는 포장면 비율’(불투수면 비율)을, 랜덤포레스트는 ‘하천 면적’을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분석했다.

 

그럼에도 두 모델 모두 서울과 인천 등 대도시를 ‘홍수 고위험 지역’으로 평가했다. 예컨대 랜덤포레스트 분석 결과 폭우로 인한 침수 위험도가 매우 높은 시·군·구는 서울 강동·강서·동대문·동작·서대문·마포·중랑구와 인천, 경기 수원·용인·오산·평택시 등이었다. 상대적으로 도시화율이 낮은 경북 울릉군과 경산·김천시, 강원·전남북·제주 등은 침수 우려가 매우 낮았다.

 

연구진은 “이는 인구 밀도가 높고 콘크리트 포장 면적이 넓은 데다 하천 주변에 건물과 기반시설이 집중된 만큼 피해에 더 취약하다는 점을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AI 분석을 통해 ‘불투수면 비율’과 ‘하천 면적’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확인된 만큼 홍수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흡수될 수 있는 녹지 공간 확보와 하천 주변 개발 제한 등 자연 친화적 도시 개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1저자인 포스텍 이은미씨는 “여러 AI 모델이 공통으로 위험하다고 평가한 지역은 방재 정책의 우선순위로, 모델 간 평가가 엇갈리는 지역은 추가 조사가 필요한 곳으로 분류할 수 있게 된 것”이라며 “이는 한정된 예산으로 효과적인 홍수 대책을 세우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엔믹스 설윤 '깜찍한 꽃받침'
  • 엔믹스 설윤 '깜찍한 꽃받침'
  • 엔믹스 배이 '시크한 매력'
  • 김소현 '심쿵'
  •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