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머지사이드주(州) 리버풀에서 리버풀FC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우승을 축하하는 길거리 행진에 차량이 돌진해 수십 명이 다쳤다. 사건을 일으킨 53세 백인 남성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은 일단 이 사건이 테러는 아닌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이날 리버풀 시내 중심가인 워터스트리트에서 리버풀FC의 EPL 우승을 축하하며 행진하는 인파에 차량이 돌진해 27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20명은 현장에서 치료를 받았다. 병원으로 옮겨진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도 4명이 포함돼 있으며 특히 어린이 1명, 성인 1명 등은 중상을 당했다고 현지 구조당국은 밝혔다.

얼마 전 통산 20번째 우승을 확정한 리버풀 선수단은 5월의 마지막 월요일인 이날 ‘스프링 뱅크 공휴일’을 맞아 천장 없는 버스에 타고 시내 중심가를 지나며 팬들에게 우승 트로피를 선보였다. 이 모습을 보기 위해 10마일(약 16㎞) 구간의 도로 양쪽으로 수십만 명이 운집했다. 가디언은 사건이 주요 퍼레이드가 끝난 후 도로 통제가 해제된 직후 발생했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검은색 승합차 한 대가 달리며 보행자 한 명을 친 뒤 차선을 바꿔 아예 군중이 몰려 있는 방향으로 핸들을 틀고 그대로 돌진한다. 이 차량은 군중을 차로 밀어버린 뒤 스스로 멈췄다. 한 목격자는 “차량이 인파로 가득한 곳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의도적인 급가속을 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해리 라시드(48)는 가디언에 “차량이 인파를 뚫고 지나가다가 10초쯤 멈추자 사람들은 창문을 깨려고 달려들었다”며 “운전자는 나머지 사람들을 휩쓸면서 계속 전진했다. 분명히 의도적이었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차량 운전자로 추정되는 리버풀 출신의 53세 백인 영국인 남성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제니 심스 머지사이드주 경찰 국장은 “단독범의 소행으로 보이며 테러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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