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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으론 힘들어서 취업했는데… “청소·경비 밖에 할 게 없어요” [수민이가 화났어요]

, 수민이가 궁금해요

입력 : 2025-05-27 12:00:00 수정 : 2025-05-27 09: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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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 이상 3명중 1명은 단순노무직
대부분 비정규직·영세 사업장 근무

우리나라의 65세 이상 고령층의 일자리 질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족한 연금 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은퇴 후 재취업에 나서지만 기존 경력과 전혀 상관없는 분야로 취업하는 ‘경력 단절’을 겪기 때문이다. 연금 소득자의 월평균 연금 소득(80만원)은 최저 생계비(134만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2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인구·고용동향 & 이슈’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고용률은 37.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높았다. OECD 평균(13.6%)은 물론 대표적 고령화 국가인 일본(25.3%)보다도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준이다.

 

한 구직자가 일자리 정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보고서는 우리나라 고령층이 부족한 연금 소득을 보완하기 위해 일자리 전선에 뛰어드는 것으로 분석했다.

 

65세 이상 연금 소득자의 월평균 연금 소득은 80만원 가량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1인 가구 월 최저 생계비 134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은퇴 노인들이 이 같은 연금 소득과 최저 생계비의 차이를 메우기 위해 재취업에 나서면서 고용률이 높아졌다는 게 보고서의 진단이다.

 

다만 높은 고용률과는 별개로 노인들이 실제로 일하는 일자리는 고용 형태·업종·임금 수준 등 여러 측면에서 열악한 것으로 드러났다.

 

65세 이상 임금근로자 중 61.2%는 비정규직 이었다. 취업자 중 절반가량인 49.4%는 10인 미만 영세 사업체에서 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직업 유형별로 보면 단순 노무직의 비중이 35.4%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기계 조작원(15.0%)이었다. 재취업에 성공한 노인 중 상당수가 영세한 사업장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저숙련·육체 단순노동을 하고 있다는 의미다.

 

노인일자리 참여자 모집 공고. 연합뉴스

일자리 질의 악화는 임금의 급격한 저하로 이어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년 이전인 50대 후반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350만9000원이었다. 반면 은퇴 이후 재취업하는 연령대인 60대 초반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278만9000원으로 집계됐다. 50대 후반과 비교하면 20.5% 낮은 수준이다.

 

보고서는 이 같은 고령층 고용 구조가 ‘경력 단절 현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생애 주된 일자리를 떠난 뒤 재취업한 65세 이상 임금근로자 중 현재 일자리가 생애 주된 일자리와 '전혀' 또는 '별로' 관련 없다고 응답한 사람의 비중은 53.2%였다.

 

주된 일자리에서 장기간 쌓은 전문성을 활용하지 못하고 이와 무관한 곳에 취업하게 되면서 임금 수준과 고용 여건이 악화한다는 분석이다.

 

한편 학계와 시민단체 전문가들은 현재 65세인 노인 연령 기준을 10년에 걸쳐 70세까지 단계적으로 상향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놨다. 연령 기준 상향이 노인 삶의 질 저하나 빈곤 심화로 이어지지 않도록 고용 기간 연장 등과 더불어 소득, 재산 등에 따른 유연한 적용도 필요하다고도 제언했다.

 

정순둘 이화여대 교수, 송재찬 대한노인회 사무총장,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 석재은 한림대 교수 등 전문가 10명은 지난 9일 이 같은 내용의 '노인 연령기준에 대한 사회적 제안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제안문에서 “65세 노인 연령이 담긴 노인복지법이 1981년 제정된 지 44년이 지났다”며 “그때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많은 것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단계적 상향'의 세부 방식에 대해서는 2027년 66세를 시작으로 2년마다 1세씩 올려 2035년에 70세에 도달하는 방안을 예시로 제시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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