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출신… ‘정치적 동반자’ 부각”
“김건희 덩달아 상기시켜” 시선도
김혜경은 종교계 등 ‘조용한 유세’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의 배우자인 설난영 여사가 각종 미디어에 단독으로 출현하는 등 후보 배우자로서 이례적인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다. 종교단체 방문, 봉사 행사에 후보 배우자가 비공식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의 간접적인 선거유세 스타일에서 벗어나 선거 전면에 등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보다 ‘배우자 리스크’에서 자유롭다는 이점과 노조위원장 출신인 설 여사의 정치적 동반자 이미지를 부각해 대립각을 세우려는 국민의힘의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설 여사는 24일 공개된 쿠팡플레이 ‘SNL 코리아 시즌7’의 ‘지점장이 간다’ 코너에 출현해 배우자인 김 후보를 홍보하는 한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최근 2심서 유죄를 받은 이 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를 직격했다. 대선후보 및 정치인들이 출연하는 이 코너에 정치인의 배우자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설 여사는 ‘법카로 사 먹은 김혜경 여사’와 ‘명품백 받은 김건희 여사’ 중 누가 더 내조를 잘못한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더 내조를 못 한다고 생각하는 거 첫 번째. 국민의 세금으로 자기 물품을 구입하는 건 아니다. 나쁜 것 같다”며 “법카 사용하지 마세요. 앞으로는”이라고 저격했다.
김형준 배재대 석좌교수는 “이 후보 부부의 사법리스크, 후보 간 큰 격차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선거기간 등의 특수성에다 노동운동가 출신이라는 설 여사의 정체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며 “이희호 여사도 여성운동가 출신이자 김대중 대통령과 동지적 관계로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다. 국민의힘이 이런 점들을 선거 막판 반전을 꾀하기 위해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설 여사의 적극적인 지원사격이 외연 확장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설 여사 띄우기가 유권자에게 김혜경 여사와 더불어 김건희씨 리스크를 덩달아 상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김혜경 여사는 설 여사와 달리 ‘조용한 내조’를 이어가고 있다. 김 여사는 지난달 중순부터 서울·부산·강원 등의 종교단체를 두루 찾았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이후 5·18 광주 민주화운동 유족들을 면담하는 등 공개 행보보다는 비공개 행보를 소화 중이다.
일각에서는 김 여사가 최근 자신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고려해 최대한 눈에 띄지 않는 내조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후보는 25일 기자간담회에서 김 여사와 동행 선거유세 계획 여부를 묻자 “제 아내가 뭘 어떤 걸 하는지 저도 잘 모른다. 제 아내 판단에 따라서 잘할 테니까 언급 안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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