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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수천명 감축 보도 파장…방위비 인상 포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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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23 11:59:34 수정 : 2025-05-23 11:5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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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주한미군 수천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함에 따라 한국의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파장이 예상된다.

 

미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미국 국방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국방부가 주한미군 약 4500명을 미국령 괌을 비롯해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국방부에서 전세계에 배치된 미군의 재조정 방안이 검토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이 핵심적인 감축 타깃이 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미 국방부 당국자들은 WSJ에 이 방안이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되지는 않았다고 전했으나 대북 정책에 대한 비공식 검토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고려를 위해 준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국방부는 주한미군 철수와 관련해 한·미간 논의된 사항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2기 정부에서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돼왔다. 현 시점에 주한미군 감축론이 나온 것의 배경으로는 미국의 방위 전략과 주한미군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인 인식, 방위비 인상을 위한 대(對)한국 협상 카드 등이 거론되며 이들은 서로 연계돼 있다.

 

전략 측면에서는 현재 2만8500명 안팎인 주한미군의 약 16%를 빼내 중국 견제 등 우선 순위 목표에 더 부합하는 영역에 투입하겠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의중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견제, 특히 중국의 대만 공격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것을 인도·태평양 군비 태세 조정의 핵심으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지난 3월 워싱턴포스트(WP)는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본토 방어와 중국의 대만 침공 억제를 최우선시하고, 러시아·북한·이란 등 다른 위협은 해당 지역의 동맹에 최대한 맡긴다는 내용의 ‘임시 국가 방어 전략 지침’을 마련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미국이 주한미군의 활동 범위를 한반도로 국한하지 않고, 중국의 대만 침공 등 동북아시아의 다양한 지정학적 위기에 투입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 여러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돼왔다. 그러나 이 같은 전략적 유연성은 한·미 동맹의 변화를 의미하는 만큼 한·미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주한미군 감축 문제는 미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에 부합하는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움직였을 가능성이 있다. 이미 집권 1기 때 주한미군 철수를 검토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시사주간지 타임 인터뷰에서 재집권 시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한국이 우리를 제대로 대우하길 원한다”고 밝힌 뒤 주한미군이 “위태로운 위치”에 있다면서 “왜 우리가 다른 사람을 방어하느냐. 우리는 지금 아주 부유한 나라(한국)에 대해 말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답했다.

 

일각에서는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방위비 인상을 위한 포석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지난해 10월 ‘시카고 경제클럽’ 주최 대담에서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한국은 방위비(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의 분담분)로 연간 100억 달러(약 14조원)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나라를 의미)”라고 말했다. 이 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감축 또는 철수할 수 있다는 기조가 내포돼 있다.

 

차기 한국 정부는 관세로 인한 무역 협상과 함께 주한미군 감축 및 그와 연결된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포괄적으로 진행하게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 전략과 협상 전략을 냉정하게 분석한 뒤 미국 측에 줄 것을 주고 상응하는 반대급부를 받아내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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