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초 0.32% 오를 때 전남 -0.11%…수도권-지방 집값 격차 커져

“서울은 조금만 눈 돌리면 10억이에요. 아무리 둘이 벌어도 넘기 힘든 벽 같아요”
서울 마포구에서 전세로 거주 중인 직장인 김모(36)씨는 최근 아파트 실거주 매입을 고민하면서 시간만 보내고 있다. 대출 규제와 DSR 적용 강화, 여기에 정치권의 부동산 정책 방향이 뚜렷하지 않다는 점이 불확실성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최근 집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면서 마음은 더 무거워졌다고 말했다.
한국부동산원이 22일 발표한 ‘2025년 5월 3주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다. 지난주(0.10%)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전국 평균은 0.00%로 보합을 유지했으나,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는 더 벌어진 모양새다.
서울 상승세는 강남 3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이 주도했다. 서초구는 0.32%, 송파구는 0.30%, 강남구는 0.26% 올라 각각 서울 25개 자치구 중 최상위권에 올랐다. 이 외에도 성동구(0.21%), 용산구(0.16%), 마포구(0.16%) 등 인기 지역이 줄줄이 오름세를 나타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단지와 역세권 대단지 등 주요 선호단지를 중심으로 매도 희망가격이 높게 형성됐고, 일부 거래가 실제로 성사되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서울 일부 지역은 다시 들썩이는 반면, 지방은 하락폭이 커졌다. 대구(-0.10%), 광주(-0.07%), 대전(-0.07%), 전남(-0.11%) 등 주요 광역시는 전주보다 낙폭이 확대됐다.
수요 위축과 입주 물량 부담이 겹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대구 수성구와 북구, 광주 동·서구, 전남 광양·순천 등은 구축 아파트 중심으로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번 서울 상승세를 두고 ‘정비사업 기대감’과 ‘정책 변수’에 따른 심리적 요인이 결합된 결과로 해석하고 있다.
송파구의 한 대형 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재건축 관련 규제 완화나 보유세 조정 등 정책 기대가 시장 심리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실거래가 많지는 않지만 일부 고가 거래가 지수에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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