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시흥에서 중국인 2명을 살해하는 등 4명의 사상자를 내고 도주했던 중국동포 차철남(56)이 구속됐다. 차철남은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왜 이틀이나 기다렸다가 추가 범행을 했느냐”는 질문에 “(살해된 중국인들이) 몹시 나쁜 사람들”이라는 취지로 발언하는 등 반성 없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수원지법 안산지원(영장전담 부장판사 정진우)은 살인 및 살인미수 혐의를 받는 차철남에게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 판사는 “도주 및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차철남은 17일 오후 중국동포인 50대 A씨 형제를 자신의 시흥시 정왕동 거주지와 피해자 거주지에서 각각 둔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이어 19일 거주지 인근 편의점에서 60대 여성 점주 B씨를 흉기로 찌른 뒤 다시 1.3㎞ 떨어진 체육공원에서 거주지 건물주인 70대 남성 C씨를 흉기로 피습한 혐의도 있다. B씨와 C씨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받고 있다.
차철남은 C씨에 대한 범행 직후 시흥시 정왕동 시화호 주변으로 달아났다가 공개수사에 나선 경찰에게 약 10시간 만에 체포됐다.
그는 이날 오전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면서 살해 의도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묵묵부답했다. 반면 추가 범행 이유 등을 묻는 말에는 오히려 숨진 A씨 형제를 비난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차철남은 A씨 형제에게 수차례에 걸쳐 3000만원가량을 빌려줬는데 이들이 갚지 않아 이달 초 미리 구매한 흉기로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피습된 B씨와 C씨에 대해선 “험담을 해서”, “무시해서”라고 범행 동기를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철남이 구속됨에 따라 경찰은 자세한 범행 경위를 비롯해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살펴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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