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국론분열 부추기고 국힘 발목까지 잡는 尹 영화관람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25-05-21 23:10:33 수정 : 2025-05-21 23:10:32

인쇄 메일 url 공유 - +

탄핵 불인정, 재판 영향 미칠 의도
부정선거 헌재서도 망상으로 확인
윤과 절연 안 하면 대선 승리 요원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구 메가박스 동대문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 관람을 마친 뒤 박수치고 있다. 2025.05.21. hwang@newsis.com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 재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이 어제 서울 동대문구 한 영화관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부정선거, 신의 작품인가’를 관람했다. 지난달 4일 파면 이후 내란 재판을 제외하고는 첫 공개 행보다. 12·3 계엄 당시 2024년 총선의 부정선거 의혹을 확인해야 한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도 계엄군을 투입했던 윤 전 대통령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부정선거를 다룬 영화를 관람하고 나선 것은 그간 자신의 주장을 정당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자신의 파면을 인정하지 않고, 남은 재판에도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밖에 보이질 않는다.

대선을 앞두고 강성 지지층을 상대로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영화는 이영돈 PD와 전직 한국사 강사인 전한길씨가 제작·기획했다. 윤 전 대통령은 영화 관람 뒤 전씨를 통해 “부정선거에 대한 것은 실체구나, 그냥 음모론, 거짓이 아니구나, 영화 속에 통계가 나온다”는 언급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부정선거설은 한갓 망상에 불과하다는 게 이미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과정에서도 확인된 일이다. 탄핵 이후에도 여전히 국론을 분열시키고 사회 갈등을 조장하고 있으니 개탄스럽다.

국민의힘 입장에선 초대형 악재가 아닐 수 없다. 윤 전 대통령이 계엄 사태에 대한 일말의 사과와 반성도 없이 국민의힘을 탈당해놓고는 오히려 국민의힘 발목을 잡아서다.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에 앞서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과 손잡으면 안 된다”며 “국민의힘이 자멸하는 지름길”이라고 적었다. 윤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선거 운동을 하고 있다며 “제발 윤석열을 다시 구속해달라”는 주장도 나왔다. 오죽했으면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계엄에 대해 반성하고 자중할 때”라는 입장을 내놓았겠는가.

대선 가도에서 민주당 이 후보의 우위는 계속된다. 반면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는 난망하며, 국민의힘 경선 후보 간 원팀 구성도 지지부진이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 지지자에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모임까지 국민의힘에 등을 돌리는 일까지 빚어졌다. 김 후보가 명쾌하게 윤 전 대통령과 관계 정리를 하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다. 김 후보는 어제도 윤 전 대통령의 영화 관람 문제를 에둘러 넘겼다. 국민의힘이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않는다면 대선 승리는 요원하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김소현 '심쿵'
  • 김소현 '심쿵'
  • 조이 '사랑스러운 볼콕'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