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한 뒤 최소 30분 이상 기다린 후 양치하는 것이 더 안전해
부드러운 칫솔 사용…과도한 압력없이 꼼꼼하게 닦는 게 바람직
오랫동안 구강 건강의 황금률로 알려져 온 이른바 ‘양치질 333법칙’.
하지만 최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 법칙이 무조건 옳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식후 즉시 양치질이 오히려 치아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식사 직후 구강 내는 산성 환경으로 바뀌게 된다. 특히 탄수화물이나 오렌지, 토마토, 식초 등 산성 식품을 섭취한 경우 이 현상은 더욱 심화된다.
이때 양치를 하면 치아의 겉면을 보호하는 단단한 층인 ‘에나멜(법랑질)’이 약해져 치아 손상이 생길 수 있다. 에나멜이 다시 단단해지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식사 후 최소 30~60분이 지나야 치아 표면이 산성에서 벗어나 안정적인 상태를 회복한다고 말한다.
특히 오렌지주스, 커피, 와인 등 산도가 높은 음식을 섭취한 경우에는 1시간 정도 지난 뒤 양치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실제 미국 치의학 아카데미 연구 결과를 보면, 탄산음료를 마신 뒤 20분 이내에 양치질을 한 그룹은 30분~1시간 후에 양치한 그룹보다 치아 표면의 손상이 더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식사 후 곧바로 양치하는 대신, 구강 산도를 먼저 낮춰주는 습관을 권장한다. 이를 위해 따뜻한 물이나 녹차로 입안을 헹궈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 치과 전문가는 “오랫동안 통용된 ‘333법칙’은 양치 습관을 기르는 데 유익했지만, 모든 경우에 들어맞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산성 음식을 섭취한 직후에는 에나멜이 일시적으로 약해져 있어 즉시 양치질을 하는 것이 오히려 치아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식사 후 최소 30분 이상 기다린 후 양치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며 “부드러운 칫솔을 사용하고, 과도한 압력 없이 꼼꼼하게 닦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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