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모델로 정책 분류·정치성향 분석
역대 후보 24명 공약들 이념 점수화
19일 세계일보와 한국정당학회는 6·3 대선에 출마한 주요 정당 후보들의 ‘10대 공약’을 텍스트 분석해 정치적 성향을 수치화했다. 공약에서 나타나는 좌우 이념을 위치 점수로 집계하는 방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10대 공약 중 총 227개의 세부 공약이 분석 대상이었다. 이와 함께 1987년 직선제 도입 이후인 13대 대선부터 지난 20대 대선까지 15% 이상 득표한 대선 후보 21명의 10대 공약 187개(일부 미제출 포함)도 함께 분석했다.

이번 분석에는 ‘정치성향 번역기’에 해당하는 도구를 활용했다. 전 세계 60개국 1000개 이상의 정당에서 내놓은 공약을 분석한 국제 공약 검증·평가 연구 ‘매니페스토 프로젝트(manifesto-project.wzb.eu)’가 개발한 ‘매니페스토 R’이다. 이는 프로그래밍 언어 R을 이용해 좌우 이념 점수를 추출할 수 있다.
이번 분석의 핵심은 각 공약이 진보적인지 보수적인지를 수치화하는 작업이다. 복지 확대나 소수자 권리 증진 관련 공약은 진보, 감세나 안보 강화 관련 공약은 보수로 분류된다. 사회적 평등·복지(진보)와 시장 자유·질서(보수) 중 어느 가치에 더 가까운지에 따라 공약 이념이 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민주당 이 후보의 “소상공인·자영업자 사회안전망 확대를 위한 자영업자의 상병수당 확대”는 ‘복지 확대’ 정책으로 진보 성향이 높은 공약으로 분류된다. 이처럼 각 공약의 이념을 계산한 뒤 보수 비율에서 진보 비율을 빼면 최종 좌우이념 점수가 나온다.
단계별로 공약 텍스트가 어떤 정책 분야에 속하는지를 인공지능 언어 모델인 ‘매니페스토버타(ManifestoBERTa)’로 분류했다. 이 모델은 공약을 7가지 큰 주제 영역과 56개 세부 카테고리로 나눈다. 주제 영역으로는 외교·안보, 민주·인권, 정치·행정, 경제·산업, 복지·삶의 질, 사회·가치, 사회 집단 및 계층이 있다. 분류된 정책 분야를 토대로 ‘매니페스토 R’에서 정치 성향을 분석한다.
이번 기획에 사용한 주요 함수는 좌우 이념을 분석하는 ‘라일 지표(RILE, Right-Left Index)’로, 매니페스토 프로젝트의 공동 창립자이자 정당 민주주의 연구에 양적 방법론을 적용한 선구적 정치학자인 이언 버지 영국 에식스대학 명예교수와 한스 디터 클링게만 독일 베를린 인터내셔널 응용과학대학 명예총장의 논문을 바탕으로 제시된 이념 측정 방법이다. 이 연구는 비교정치학이나 정당 연구 분야 등 논문에서 이날 기준 3175회 인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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