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또… SPC ‘끼임 사고’ 1명 사망

입력 : 2025-05-20 06:00:00 수정 : 2025-05-19 18:45:56

인쇄 메일 url 공유 - +

시흥 제빵공장 50대 직원 숨져
컨베이어벨트 윤활작업중 사고
정부 중처법 위반 여부 등 조사

SPC 계열사 수년간 잇단 사고
사고·방지 대책 마련 유명무실

잇단 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SPC 계열사 제빵공장에서 또다시 근로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안전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고용 당국과 회사는 기계와 기구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안전조치와 교육을 강조했지만 상황은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19일 경기 시흥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3시쯤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기계 컨베이어 벨트에 상반신이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났다. 사고는 A씨가 컨베이어벨트에 윤활유를 뿌리는 작업을 하던 중 일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운 빵을 식히는 작업 과정에선 제품이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이동하는데, A씨는 벨트가 잘 돌아가도록 윤활유를 뿌리는 일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오전 3시께 경기 시흥시에 위치한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윤활 작업 중이던 5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났다. 사진은 사고가 난 기계의 모습. 시흥소방서 제공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A씨는 기계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있는 상태였다. 또 A씨는 의식이 없었는데, 두개골이 손상돼 있었다. 공장은 A씨 사고 직후 가동을 멈췄다.

경찰은 사고 당시 공장 근로자들의 진술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통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안전수칙 등을 제대로 지키지 않은 정황이 드러날 경우 사고 책임자를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역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할 예정이다.

SPC삼립은 이날 김범수 대표이사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유족에게 깊은 위로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조사에 성실히 임하면서 정확한 사고 원인 파악과 후속 조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SPC삼립은 황종현 사장과 김범수 부사장이 각자 대표를 맡고 있다.

SPC 계열사에선 근로자들의 사망·부상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22년 10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는 20대 여성 근로자가 소스 교반기에 끼어 사망했다. 소스를 섞는 과정에서 재료가 뭉칠 경우 사람이 직접 손을 넣어 풀어줘야 하는데, 이 작업을 하던 중 상반신이 말려 들어가면서 질식해 사망한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이 악화하자 사고 엿새 만에 허영인 SPC그룹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관계자들이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수원지검 평택지청 형사2부는 2023년 8월 강동석 당시 SPL 대표 등 사망 사건 책임자 4명을 중대재해처벌법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고, 강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재판 과정에서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동종 기계 끼임 사고가 2022년 6, 8월에 이어 모두 12차례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50대 여성 근로자가 작업 중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상을 당하거나 20대 외주업체 직원이 컨베이어가 내려앉는 사고로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도 2023년 8월 50대 여성 근로자가 반죽 기계에 끼어 숨졌다. 성남 공장 역시 사망 사고 외에 근로자 손 끼임 등 산재가 잇따랐다.

SPC그룹은 파리크라상, 파리바게뜨, 배스킨라빈스, 던킨, 샤니, 삼립식품 등 다수의 업체를 보유한 종합식품기업이다. 2022년 10월 사고 직후 고용부는 SPC그룹 18개 계열사 58곳을 기획 감독한 결과, 45곳(86.5%)에서 안전보건조치 위반 등 277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흥=오상도 기자, 김승환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슈화 '깜찍한 볼하트'
  • 아이들 미연 '깜찍한 볼하트'
  • 이민정 '반가운 손인사'
  • 이즈나 정세비 '빛나는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