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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갈등 속 다자주의 원칙 재확인…WTO 기능회복 공감대 [뉴스 투데이]

입력 : 2025-05-18 18:55:21 수정 : 2025-05-18 23:4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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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EC 통상장관회의 만장일치 공동성명 안팎

‘보호무역주의 반대’ 표현 놓고
美측 반대하자 韓이 조정 요청
결국 美도 수용해 최종안 도출
中, 美 겨냥 “혼란 초래” 비판도

韓·美 ‘관세’ 주중 2차 기술협의

제주에서 지난 15∼16일 이틀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통상장관회의에서는 21개 회원국 만장일치로 공동성명서가 채택됐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국제질서를 뒤흔드는 상황에서 에이펙 회원국들이 ‘세계무역기구(WTO) 기능 회복’과 ‘다자무역체제’ 원칙을 재확인한 셈이다.

 

이번 회의 의장을 맡은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1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공동선언문 합의를 이뤘다며 “이번 합의문의 중요 키워드는 ‘규범에 기반한 다자체제에 대한 지지’”라고 꼽았다. 정 본부장은 “WTO 체제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국제조직 중 유일하게 에이펙이 세계경제 불확실성을 타개하기 위한 범지역적인 노력을 추구했고, 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모멘텀을 형성했다는 데에 의미를 둬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15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5 APEC 통상장관회의'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 리 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협상대표 겸 부부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다자주의 재확인

 

1947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국제사회는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가트) 체제를 출범시키고 1995년 WTO를 설립하면서 자유무역주의를 꾸준히 강화, 세계경제의 기본원칙 중 하나로 삼아왔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보이며 사실상 다자무역체제가 종식됐다는 평가가 통상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왔다.

 

18일 산업부에 따르면 이번 에이펙 통상장관회의 후 회원국들은 공동선언문에서 △다자무역체제를 통한 연결: WTO △무역 원활화를 위한 혁신: 통상을 위한 AI(인공지능) △지속가능한 무역을 통한 번영: 공급망 세 가지 주제를 강조하며 다자무역체제의 중요성에 재차 공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무역갈등 중인 미·중이 의견차를 보이지 않은 것은 아니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은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서 미국을 겨냥해 ‘특정국’이 WTO 규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상호관세를 일방적으로 시행함으로써 다자무역체제에 충격을 주고 세계경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에 ‘보호무역주의 반대’ 취지의 표현을 넣자는 주장도 펼쳤으나 미국이 이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본부장 역시 회의 시작부터 “세계 통상 질서를 보는 시각에 입장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으나 주최국인 우리나라 측 조정 요청을 수용해 최종적으로 공동성명을 도출할 수 있었다.

◆6가지로 좁혀진 의제

 

7월8일까지 상호관세 부과를 90일 유예한 미국은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해 19개국과 관세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15일 정 본부장, 16일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연이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났다.

 

미국은 모든 나라에 공통적으로 관세 협의 분야를 △균형 무역 △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디지털 교역 △원산지 △상업적 고려 6가지로 좁히고, 각국이 이 틀 안에서 관련 사안을 정해 향후 논의를 진행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산업부를 비롯해 기획재정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등으로 구성된 정부대표단이 이번주 제2차 기술협의를 위해 방미할 예정이다.

 

안 장관은 16일 그리어 대표와 면담 후 간담회에서 구글 지도 반출, 미국산 농산물 수입 확대 같은 이슈를 언급하며 “구체적인 요청을 미국 측으로부터 받은 적이 없다”며 “분야별 요구사항 확정부터 다음주 기술협의에서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간 한·미 협력이 강조돼 온 조선이나 첨단산업 협력, 알래스카 가스 개발은 직접적인 협의 의제는 아니나 관세율 인하 요인이 될 수 있도록 협의를 지속한다.

 

안 장관은 “산업협력 이슈는 별도로 다루고 있고 나중에 이 협력 패키지를 가지고 미국이 배려하게 하려 한다”며 “미국과 영국 협상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원스톱쇼핑’이라고 모든 이슈를 묶어서 타결했듯이 우리도 ‘줄라이 패키지’를 타결할 때 여러 이슈가 같이 논의되지 않을까 한다”고 예상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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