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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총리 “EU에 2등 회원국은 없어”… 단결·통합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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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8 09:17:00 수정 : 2025-05-18 09: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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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감에 토라진 이탈리아 달래기에 주력
“EU 내 이탈리아 비중, 논쟁의 여지 없어”

프리드리히 메르츠 신임 독일 총리가 취임 후 처음 로마를 방문해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정상회담을 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 현안 해결을 위한 유럽의 노력에서 최근 이탈리아가 소외되고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메르츠는 이탈리아의 역할을 강조하며 “유럽연합(EU)에 2등 회원국은 없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 로마를 방문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가 마중을 나온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와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있다. 메르츠는 키가 198㎝, 멜로니는 157㎝로 두 사람은 40㎝ 이상 차이가 난다. AFP연합뉴스

얼마 전 독일 한 신문이 ‘이탈리아는 독일 새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덜 중요한 파트너’라는 취지로 보도하면서 촉발된 이탈리아의 불만과 관련해 메르츠는 “거짓 기사”라는 말로 이탈리아를 달랬다.

 

17일(현지시간) dpa 통신에 따르면 메르츠와 멜로니는 이날 정상회담을 갖고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끝내기 위한 유럽의 노력에 이탈리아가 더 긴밀하게 관여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이는 지난 10일 메르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 등 유럽 4개국 정상이 키이우를 찾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회의를 갖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겨냥해 “즉각적인 휴전에 응하지 않으면 한층 더 강력한 제재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하는 과정에서 이탈리아 정상만 빠진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EU 역내 세 번째 경제 대국이자 주요 7개국(G7) 일원인 이탈리아 대신 폴란드가 포함된 점을 놓고 “아주 이례적인 회동”이란 평가가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왼쪽)와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메르츠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등 현안 해결을 위한 유럽의 노력에서 이탈리아가 의도적으로 배제되고 있다는 의구심을 불식하는 데 집중했다. AP연합뉴스

이는 멜로니와 개인적으로 매우 불편한 관계인 마크롱의 고집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총리로 취임한 멜로니는 그간 이민, 낙태 등 문제를 놓고 마크롱과 사사건건 대립해왔다. 이날 멜로니는 마크롱을 겨냥한 듯 “개인적 감정 때문에 서유럽의 단결과 통합을 약화시켜선 안 된다”고 뼈 있는 발언을 했다. 메르츠 역시 “EU의 분열을 허용해서는 안 된다”며 “EU에 1등 또는 2등 회원국은 없다”는 말로 화답했다. 메르츠는 조만간 프랑스, 폴란드 등 정상과 만나 이탈리아의 역할 강화를 설득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지난 15일 독일 보수 일간지 ‘디 벨트’의 보도는 이탈리아 정가를 발칵 뒤집었다.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연합과 사회민주당(SPD)으로 구성된 독일 새 연립정부의 연정 합의서에서 외교적 중요성이 큰 독일의 파트너로 프랑스, 폴란드만 언급하고 이탈리아는 제외됐다는 내용 때문이다. 이에 안토니오 타야니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이 “반(反)유럽적 태도”라며 독일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멜로니와의 회담 후 메르츠는 “보도된 내용은 모두 거짓”이라며 디 벨트 기사를 오보로 규정했다. 이어 “EU에서 이탈리아가 갖는 비중과 역할은 논쟁의 여지가 없다”는 말로 이탈리아의 체면을 세워줬다.


김태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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