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 넘는 관세 폭탄을 주고받았던 미국과 중국이 최근 90일간 관세를 유예했지만 여전히 글로벌 경제 주체들이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극에 달했던 미국과 중국의 ‘관세전쟁’이 잠시 휴전에 들어갔을 뿐 결국 다시 격화될 것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인 것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13∼14일(현지시간) 아시아·유럽·미국 투자기관 관계자 22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6개월 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관세율 전망치(중간값)가 30%였다고 15일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관세 협상을 둘러싼 불확실성 속에 6개월 뒤 관세율이 30%보다 높을 것으로 본 응답자와 낮을 것으로 본 응답자가 각각 7명, 6명으로 갈렸다고 전했다. 전망치 최곳값은 65%, 최젓값은 10%였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추산을 보면 관세율 30%는 중단기적으로 중국의 대미국 수출 70%가 사라질 수 있는 수준이다. 여전히 대부분 응답자가 미·중 관세 갈등이 세계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간값 기준 1개월·3개월·6개월 뒤 관세율 전망치는 모두 30%였고, 최종적인 무역 합의 이후 관세율 전망치도 20%에 달해 관세의 영향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인식도 드러냈다.
조사 결과는 무역 협상을 통해 관세를 되돌릴 수 있을지에 대한 시장의 낮은 기대를 반영한다는 게 블룸버그 해석이다. DNB은행의 켈리 첸 이코노미스트는 미·중 무역 합의가 피상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면서 “잠재적 협상 마감 시한인 내년 미국 중간선거 전에 미·중 간에 상대적 입장을 충분히 바꿀 시간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전 세계를 대상으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중국에 대한 추가관세율을 145%로 끌어올렸으며, 중국도 미국에 125%의 보복 관세로 맞대응했다. 악화 일로를 걷던 미·중 관계는 이달 10∼11일 스위스에서 열린 고위급 협상 후 양측이 서로에 대한 관세를 115%포인트씩 내리기로 하면서 ‘휴전’에 들어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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