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16일 오전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김희철 한화오션 대표이사를 만났다. 김 대표이사는 미국 조선 산업 재건에 협력·투자할 의향을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통상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방한한 그리어 대표는 이날 제주 서귀포에서 국내 조선업계에서 특수선 ‘투톱’인 양사를 만났다. 이날 만남은 미국 측 요청으로 이뤄졌다.

김 대표이사는 그리어 대표와 면담에서 미국 내 조선 생산 기반 확대와 기술 이전을 중심으로 공급망 안정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자사 전략을 설명했다. 한화오션은 현재 거제사업장에 적용한 스마트 생산 시스템을 지난해 12월 인수한 미국 필리조선소에 적용할 계획이다. 국내에 적용한 시스템을 미국 현지에도 구현해 선박 건조 기술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미국 내 추가 생산 거점을 설립할 가능성도 있다. 한화오션 측은 다양한 수요와 장기적인 생산 역량 확보를 고려해 이를 검토 중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8월 국내 조선소 최초로 미 해군 군수지원함인 ‘윌리쉬라’호 보수·수리·정비(MRO) 사업을 수주해 지난 3월 인도하며 미국과 협력에 앞장서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정비 요소를 발견해 추가 매출을 보장받는 수정 계약을 맺기도 했다.
이날 논의에서 한화오션은 미국에 기업 차원의 대응 방향과 협력 의지도 공유했다. 김 대표이사는 “한화오션은 기술 이전과 생산 기반 구축을 넘어 미국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함께 실현해 나가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며 “검증된 기술과 스마트 생산 체계를 기반으로 미국 현지에서도 실질적인 협력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그리어 대표를 만난 정 수석부회장도 공동 기술 개발, 선박 건조 협력, 기술 인력 양성 등의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제시하며 양국 간 조선산업 협력 확대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자사와 공급망 확대를 위한 협력 강화를 제안하며 “HD현대는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의지와 노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모든 준비를 한 만큼 필요한 역할이 있다면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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