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명품·백제문양전 선보여
수천년을 넘어 전해지는 백제의 찬란한 유산을 봉화 청량산 박물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경북 봉화군 청량산박물관은 22일부터 7월27일까지 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모두가 함께하는 180일의 여정 국보순회전’을 개최한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보 또는 보물로 지정된 중요 문화유산 중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물을 지역박물관에 선보이는 공모형 사업이다. 서울과 수도권에 편중된 중요 문화유산을 상대적으로 문화 접근성이 낮은 지방과 공유함으로써 누구나 균등한 문화 향유 기회를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 벽돌, 봉화에 오다
전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국보급 유물 중 백제 사비시대 대표 유물인 백제문양전 6점을 선보인다. 벽돌은 넓은 의미에서는 기와와 함께 삼국시대부터 사용된 흙으로 구운 건축자재다.
전시의 주요 유물로는 보물로 지정된 산수무늬전과 도깨비무늬전이다. 백제문양전은 금동대향로와 더불어 백제 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식 벽돌’이라는 찬사를 받으며 백제인의 독창적인 미의식과 높은 문화 수준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특히 장식의 주제가 되는 산수문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이상적으로 표현한 문양으로 백제인이 꿈꾸었던 이상향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다.
이번 전시의 무늬 벽돌은 일제강점기인 1937년 충남 부여군 규암면에서 발견된 유물이다. 마을 주민의 신고로 부여고적보존회가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후 조선총독부에서 연구자를 파견해 긴급 구제 발굴을 했다. 광복 이후 추가 조사가 이루어져 현재까지 약 220개의 무늬 벽돌이 남아 있다. 주변에서 기와 무더기와 와당, 치미 조각이 발견되고, 1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는 금동관음보살상 2구가 수습됐다. 기존 연구에서는 사찰터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성격은 밝혀지지 않았다.

◆청량산박물관, 지역 문화의 중심에 서다
청량산박물관은 2004년 개관 이후 성장을 이어왔다. 2008년 농경문화전시관과 2016년 봉화 인물역사관을 차례로 건립해 전시공간을 확장했다. 2022년에는 상설전시실과 기획전시실, 어린이체험실 등을 새롭게 개편했다.
상설전시실은 두 개의 관으로 구성돼 있다. 제1전시실은 청량산의 자연생태와 불교유적 관련 자료를 비롯해 김생·최치원·공민왕 등 청량산의 주요 역사인물 자료와 관련된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인터렉티브 터치월과 모형맵핑, AR 등 최신 디지털 시설을 통해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하며 흥미롭게 관람할 수 있다.
제2전시실은 청량산의 유산문화를 주제로 한다. 조선시대 선비들이 유람을 위해 지닌 다양한 물품을 비롯해 이황과 주세붕 관련 자료, 유산 기록 등을 만날 수 있다. 청량산의 자연과 주요 명소를 박물관 안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가상현실 전시와 실감영상 체험 공간도 구성했다. 봉화 농경문화전시관은 봉화의 전통 농경문화를 입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박현국 군수는 “국보순회전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지역민들의 문화 향유권이 확대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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