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7년 초연 ‘애니’ 등으로 토니상 3회 수상
전 세계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브로드웨이 뮤지컬 ‘애니’(1977)의 작곡가로 토니상만 3차례 수상한 미국 음악인 찰스 스트라우스가 96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15일(현지시간) AP 통신에 따르면 스트라우스의 가족은 이날 홍보 대행사를 통해 고인이 뉴욕의 자택에서 별세했다고 밝혔다. 유족으로 60년 넘게 해로한 부인 바버라 시먼(2023년 사망)과의 사이에 낳은 네 자녀가 있다.
스트라우스는 1928년 6월 미국 뉴욕시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둘 다 유대인이었다. 세계적 명문인 뉴욕의 이스트만 음악학교를 졸업한 스트라우스는 프랑스 파리로 유학을 떠나 작곡가 겸 지휘자인 나디아 불랑제(1887∼1979) 밑에서 배웠다. 불랑제는 애런 코플랜드, 아스토르 피아졸라, 레너드 번스타인 등 음악계 거목들을 길러낸 저명한 클래식 음악 교육자다.
학교를 졸업한 스트라우스는 1960년 32세의 젊은 나이에 ‘바이 바이 버디’라는 뮤지컬 작품으로 브로드웨이에 데뷔했다. 이 작품의 가사를 쓴 리 아담스는 이후 스트라우스의 가장 중요한 동반자가 되었고, 두 사람은 오랜 세월에 걸쳐 작곡가와 작사가로서 협업을 이어갔다. ‘바이 바이 버디’는 작품성 측면에서 호평을 받고 높은 흥행 수입도 올리며 이듬해인 1961년 스트라우스에게 첫번째 토니상을 안겼다.
1970년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 뮤지컬 ‘박수’ 또한 대성공을 거뒀다. 아담스가 작사를 담당한 이 작품으로 스트라우스는 두 번째 토니상을 받았다.

스트라우스의 대표작은 1977년 선보인 뮤지컬 ‘애니’라고 하겠다. 미국에서 대공황의 여파가 가시지 않은 1933년 뉴욕의 어느 고아원을 배경으로 “11년 후에 꼭 돌아오겠다”는 말만 남기고 떠난 부모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11세 소녀 애니의 사연을 그린 작품이다. 브로드웨이 초연 당시 스트라우스가 작곡상을 수상하는 등 토니상 7관왕을 차지했고, 그래미상 최고 앨범상 등도 거머쥐었다. 이후 세계 32개국에서 공연되고 영화로도 만들어지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또한 1985년 초연 이후 약 40년간 여러 차례 관객과 만났다.
뮤지컬 이외에 영화 음악으로도 진출한 스트라우스는 ‘보니 앤 클라이드’(1967)를 시작으로 1990년까지 10편 가까운 영화에서 주제가 등을 작곡했다. 클래식 음악 전공자답게 그는 오케스트라를 위한 작품과 실내악, 피아노 협주곡, 오페라도 남겼다. 2001년 고향인 뉴욕에서 일어난 9·11 테러 1주기를 맞아 2002년 발표한 협주곡 ‘아메리카’가 대표적이다. 이 작품을 통해 스트라우스는 슬픔에 잠긴 뉴욕 시민을 위로함과 동시에 시련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선 뉴욕의 정신을 기렸다.
50년 넘게 작곡가로 활동한 스트라우스는 2008년 80세 생일을 맞아 AP 통신과 인터뷰를 했다. 그는 “나는 매일매일 작업한다”며 “활동(Activity), 그것이야말로 생명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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