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교, 美대표와 관세 등 논의
“진일보한 성과 도출 협력 공감”
中 리청강 대표 방한해 면담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통상장관회의가 15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ICC)에서 개막했다. 한국과 미국은 에이펙 회의를 계기로 상호관세 문제 등을 놓고 고위급 통상 협의에 돌입했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에이펙 통상장관회의 참석차 방한한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면담하고 양국 간 통상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그리어 미 USTR 대표는 16일에는 안덕근 산업부 장관을 면담한다.

정 본부장은 이날 회의 의장으로서 개회식 모두발언에서 “1989년 에이펙 출범 이후 국가 간 교역이 확대되고 공급망이 긴밀히 연결됐지만 대외 환경 불확실성은 증가했다”며 “엄중한 글로벌 통상 환경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에이펙 역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이번 회의가 세계가 당면한 정치적, 경제적 갈등과 불확실성 해소를 위한 소통과 협력의 플랫폼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2005년 이후 20년 만에 다시 에이펙 의장국을 맡아 ‘지속 가능한 미래 구축: 연결, 혁신, 번영’을 주제로 통상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통상장관들이 함께 참가하는 회의 외에도, 각국 양자회담도 열린다.

7월8일을 기한으로 미국과 ‘줄라이 패키지’를 도출해야 하는 우리나라도 그리어 대표와 전날부터 사흘간 양자면담을 진행한다. 정 본부장은 그리어 대표에게 미국 관세조치 관련 협상 동향을 문의하고 양국 통상 현안에 관해 논의했다. 우리나라가 올해 에이펙 의장국으로서 진일보한 성과를 도출하는 데 양국이 협력하기로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전했다.
리청강 중국 상무부 국제무역담판대표 겸 부부장도 방한해 오전 정 본부장과, 오후에는 그리어 대표와 면담했다. 정 본부장은 “중국 측은 다자체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며 “중국이 미국의 대중 제재 고리 확장 움직임에 관해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허정 서강대 교수(경제학)는 “현 정부는 미국과 협력에 방향성을 정하고 구체적인 결정은 차기 정부에서 내리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미·중이 ‘제네바 협의’를 전격적으로 도출했어도)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며 “금융시장 안정성을 해치지 않고 실리를 챙기는 방향으로 선회하고자 중국과 협의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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