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스트, 압력으로 산사태 감지하는 고성능 ‘압전섬유’ 개발

국내 연구진이 산사태 등 자연재해를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는 스마트 섬유 센서를 개발했다. 

앞으로 폭우로 인한 산사태와 같은 다양한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스마트 감지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은 임상규 에너지환경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압력을 전기로 바꾸는 ‘압전’ 기술 기반으로, 3차원 구조를 활용해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였으며, 외부 전원이 없어도 작동 가능한 자가발전 센서 시스템까지 구현했다고 14일 밝혔다.

왼쪽부터 서혜진 전임연구원, 홍성희 전임연구원, 김영광 전임연구원, 임상규 책임연구원. 디지스트 제공

압전섬유는 누르거나 구부리면 전기를 발생시키는 소재다. 웨어러블 기기나 스마트 섬유 센서, 에너지 수확 장치 등에 활용된다. 기존 섬유 구조에서는 공기층이 많은 데 비해 이 공기층이 성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제대로 밝혀지지 않았고, 구조 자체도 출력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새로운 나노 소재인 주석 티탄산염 나노로드를 개발해 고분자인 2차 전지용 불소수지( PVDF)와 함께 압전섬유로 만들었다.

이 섬유는 꽃잎처럼 생긴 8갈래 단면을 가지며, 이를 특수 편직 기술로 두 겹의 층을 겹쳐 만든 3D(차원) ‘더블라셀’ 구조로 직조했다. 이 구조는 섬유 사이에 공기층이 형성되며 충격 흡수와 압력 전달해 신호 증폭을 돕는다.

연구  결과, 해당 섬유를 이용한 센서는 5cm×5cm 면적에 1Nm-2의 압력을 가했을 때 최고 92.8V의 전압과 4.13mA의 전류를 생성할 수 있었다. 이는 외부 전원 없이도 22개의 LED를 점등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출력으로, 일상적인 센서 시스템이나 소형 전자장치를 충분히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섬유 구조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성능이 크게 향상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기존의 평면형 구조보다 출력이 2배 이상 높아, 고성능 스마트 섬유의 가능성을 열었다. 연구팀은 또한 이 섬유를 활용해 외부 전원 없이도 작동 가능한 블루투스 기반 실시간 산사태 감지 시스템을 구현했다. 

임상규 박사는 “외부로부터 가해진 힘을 감지해 무선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어 폭우에 따른 산사태와 같은 재난 징후 감지부터 헬스케어·운동기록 추적까지 다양한 분야에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디지스트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통해 수행됐다.연구 결과는 재료과학 분야의 국제 권위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 2025년 4월 2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대구=김덕용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