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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성장률 현실화?… KDI, 올해 성장률 전망 1.6→0.8%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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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5-14 12:01:00 수정 : 2025-05-14 13:2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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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을 0.8%로 전망했다. 올해 2월 1.6%로 전망했는데 불과 3개월 만에 전망치가 ‘반토막’ 났다. 0%대 이하 성장률은 2000년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9년(0.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던 2020년(-0.7%)을 제외하고 없었다. KDI는 건설업 부진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으로 성장률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KDI는 경기 둔화로 물가 하방 압력이 존재하고, 금융시스템 위험도 높지 않은 만큼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적으로 가져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지난 12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뉴시스

KDI는 14일 발표한 ‘경제전망 2025년 상반기’를 통해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0.8%로 제시했다. 이는 주요 국내외 기관이 발표한 전망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말 1.0%로 제시했고, 한국은행(2월)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월)는 각각 1.5%로 전망한 바 있다.

 

KDI가 3개월 만에 성장률을 0.8%포인트나 낮춘 건 건설업을 중심으로 내수 회복세가 더딘 가운데 통상 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부진이 심상찮다고 봤기 때문이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가장 큰 배경은 미국의 관세 인상”이라면서 “4월부터 미국 관세 인상이 본격화되고 관세정책에 대한 불확실성도 상당히 확대됐다. 이런 부분이 우리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또 내수에도 일부 부정적으로 (영향으로) 파급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이어 “정국 불안 해소가 늦어지는 등 생각했던 것보다 소비자심리 회복도 더딘 상황”이라고 말했다.

 

부문별로 보면, 수출에서 상품 수출은 통상환경 악화로 올해 0.4%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3개월 전만 해도 1.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전망치를 아예 ‘마이너스’로 낮춘 것이다. KDI는 현재 한국에 대한 미국의 상호관세(25%)가 유예된 상태에서 기본관세(10%)와 자동차와 철강 등 품목별 관세가 유지된다는 전제에서 이렇게 예측했다. 만약 현재 진행 중인 한미 관세협상이 소득 없이 끝나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될 경우 상품 수출이 추가로 줄고, 성장률도 역시 더 낮아질 수 있다고 KDI는 밝혔다.

 

서울 명동거리에서 영업을 준비 중인 식당가. 연합뉴스

KDI는 민간소비 전망도 눈높이를 낮췄다. 지난 2월 전망 당시 올해 민간소비가 1.6%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번 전망에서는 1.1% 늘어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 감소에 따른 대외 충격이 소비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데다 정국 불안 해소가 늦어진 점, 건설업 공사가 각종 사고 등에 따라 지연된 점이 반영됐다. 특히 건설투자의 경우 지난 2월 1.2% 감소로 예측됐는데 이번 전망에서는 4.2% 줄 것으로 전망돼 감소폭이 3%포인트 확대됐다.

 

취업자 수 증가폭도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경기 부진이 시차를 두고 고용시장에도 충격을 미칠 것이란 얘기다. 취업자 수는 올해 상반기 12만명 정도 늘겠지만 하반기 증가폭은 5만명에 그쳐 연간 9만명 늘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 2월 당시 취업자 수 전망치는 10만명이었다. 현재 제조업과 건설업에서 월간 취업자 수가 크게 줄고 있는데 고용상황이 상대적으로 괜찮은 부문에서도 고용이 추가로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지연 KDI 전망총괄은 “지금 서비스업 고용은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지금처럼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업황 악화를) 대비하는 측면에서 신규 채용을 축소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KDI는 소비자물가는 올해 1.7% 상승한 이후 내년 1.8%를 기록하는 등 경기 둔화 및 유가 하락으로 낮은 상승률을 지속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KDI는 0%대 예측된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세협상을 잘 마무리하면서 통화정책을 보다 완화적인 기조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재정지출은 현재 13조8000억원의 추가경정예산이 확정돼 있는 데다 관리재정수지가 적자인 점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KDI는 “최근 경기 둔화에 따른 물가 하방 압력이 존재하며 대외 불확실성 확대로 향후 물가 하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미국 등 물가상승률이 높은 국가에 비해 기준금리를 낮게 유지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정책 대응”이라고 밝혔다.


세종=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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